LG 소방수 봉중근은 김기태 감독의 공식 사퇴 이후 24일 대구 삼성전부터 4경기 가운데 3경기에 등판했다. 그 가운데 LG가 따낸 2승의 마지막은 모두 봉중근이 장식했다. 봉중근이 27일 잠실 KIA전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LG 마무리 봉중근
주말 KIA전 위닝시리즈 만든 2번의 세이브 투혼
“힘들었던 4월…이제 흐름 바뀔때도 되지 않았나”
“그냥 마지막으로 꽉 안아드렸습니다. 이제 감독님을 보내드려야죠. 감독님이 떠나신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이제 우리 선수들 몫입니다.”
김 감독 없이 LG는 주말 KIA 3연전에서 2승 1패를 해냈다. LG의 시즌 첫 위닝시리즈였다. 두 차례의 승리에서 마지막은 모두 마무리 봉중근(34)의 몫이었다. 김 감독의 공식 사퇴 이후 24일 대구 삼성전부터 봉중근은 4연전에서 3경기에 등판했다. 24일 삼성전에서 43구를 던졌고, 잠실로 올라와 25일 KIA전에서 7구를 던졌다. 다시 27일 KIA전에 또 9회 마운드에 올라와 17개의 공을 혼신을 다해 던졌다. 25일과 27일 연속해서 1점차 승리를 지키는 터프 세이브를 성공시켰다.
27일 승리 직후, 땀범벅인 얼굴로 하이파이브를 한 봉중근은 “너무 힘들지만 쉴 상황이 아니었다. 팀 마무리이니까 1점차 승리를 지키는 상황 앞에서 전력을 다 쏟아 던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감독의 자진사퇴 와중에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연투를 마다하지 않았던 봉중근이었다.
25일 KIA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잡기 위해 수비 때, 온몸을 던지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27일도 직구 최고구속 146km를 찍는 등 혼신을 다했다. 압권은 9회 1사 2루에서 견제 에러로 맞은 1사 1·3루에서 보여준 1루 견제였다. 그 견제 하나로 2루를 넘보던 KIA 대주자 강한울을 횡사시켰다. 바로 직전 2루 견제를 실수한 다음에 곧바로 견제로 위기를 만회했기에 봉중근의 담대함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봉중근은 “KIA 1루주자(강한울)가 신인이라 나를 잘 몰랐던 것 같다”고 웃었다. 1루 견제능력은 프로야구 최고수준인 봉중근의 경험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9회 2사 1·3루에서 KIA 안치홍 상대로 초구 너클 커브를 던진 뒤, 결정구로 141km 직구를 던져 우익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빠른 볼 투수도 아닌데 온힘을 다했다”고 봉중근은 경기 후 웃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