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는 미래의 환경문제가 아니라 해고나 파산을 초래하는 현재의 경제문제”
‘기후 불황’의 저자 김지석 씨는 “기후변화가 대불황을 가져온다는 책을 쓴 것에 머물지 않고 실제 친환경에너지인 태양광 설비도 부모님 집 옥상에 설치해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기후 불황’의 저자 김지석 씨(39)는 대뜸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를 만든 감독 이야기부터 꺼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미국 매사추세츠 주 내 플레인빌이란 마을에서 이상고온으로 인한 가뭄으로 농장이 문을 닫는 모습이 나옵니다. 보통 환경 문제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 농장에서 해고된 데 있어요. 인구 2만 명인 곳에서 2000명이 해고되면서 마을이 초토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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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환경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경제 문제예요. 오일쇼크나 금융위기와 같은 불황과 직결됩니다. 2012년 슈퍼태풍 샌디로 뉴욕 시는 6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어요. 복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비용이 많이 들어 파산 위기에 놓였고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을 정도죠. 마이애미는 해수면이 높아져 도로에 물이 고입니다. 당장 개인의 집값이 떨어집니다. 영국에서는 수해가 잦은 지역은 유령마을이 될 위기에 처해 있어요.”
이 책은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세계 곳곳의 경제 피해를 다룬다. 저자는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몇 년 안에 해수면이 몇 cm 오르고 몇십 년 뒤에는 인류가 멸망한다는 식으로 설명한다”며 “그러나 그 중간 과정에서 국가와 개인의 경제와 삶이 어떻게 나빠지는지를 다루지 않았다. 이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다르지 않아요. 지난해 울산 지역에 폭설이 내렸죠. 지구 온난화로 대기 중 습기가 5%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폭설로 울산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지붕이 무너졌고 당장 공장이 안 돌아가니 사람들이 해고됐어요. 울산시도 복구비로 1200억 원 정도 썼고요. 가족이 아파 자꾸 병원비가 들면 그 가정의 가계가 골병드는 것과 같아요.”
그는 기후 불황을 막기 위해 ‘탄소 중심 경제체제’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탄, 천연가스, 석유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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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