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우승 이끈 최고 세터… 샐러리캡 걸려 몸값 인상 한계 탐내는 팀 많아 이적여부 관심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국내 최고의 리베로 여오현(36)을 현대캐피탈에 내 준 아픈 기억이 있다. “영원히 삼성화재맨으로 남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했던 여오현의 이적에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큰 충격을 받았다. 유광우 역시 지금까지는 “삼성화재를 떠날 이유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몸값이 곧 자존심인 프로의 세계이기에 안심할 수는 없다.
인하대 시절 ‘천재 세터’로 불렸던 유광우는 2007년 삼성화재에 입단했지만 발목 부상 때문에 2년을 쉬었다. 2007∼2008시즌은 국내에서, 2008∼2009시즌은 독일에서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며 세월을 보냈다. 2009∼2010시즌부터 코트에 섰지만 최태웅의 백업요원이었다. 2010∼2011시즌을 앞두고 최태웅이 FA 박철우의 보상 선수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으면서 유광우의 시대가 열렸다. 그해 한선수(대한항공·군 복무 중)에 이어 세트 2위에 올랐던 유광우는 2011∼2012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3년 연속 세터상을 받았다. 신 감독은 “유광우를 놓치면 대안이 없다. 꼭 잡아야 한다. 유광우가 26일 결혼하는데 그 전까지 계약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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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과의 협상에서 유광우가 제시한 몸값 기준은 대한항공 한선수의 5억 원. 이번 시즌 유광우의 연봉은 2억 원이었다. 프로배구 남자부 샐러리캡은 20억 원이다. 지난 시즌 샐러리캡(팀별 연봉 총액 상한제) 소진율이 99.7%나 됐던 삼성화재로서는 샐러리캡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한 유광우의 연봉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FA 선수들의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마감일은 다음 달 10일이다. 이후 열흘 동안은 타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