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떠오르는 6인조 신인 교포밴드 ‘런 리버 노스’
20∼28세의 한인 2세로 구성된 미국 밴드 런 리버 노스. 왼쪽부터 존 정(드럼), 샐리 강(보컬, 키보드), 조지프 전(베이스기타), 알렉스 황(보컬, 기타), 제니퍼 림(바이올린), 대니얼 채(기타, 바이올린).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앨범을 재생하면 더 놀랄 일이 벌어진다. 첫 곡 ‘몬스터스 콜링 홈’의 ‘워 워 워어워∼’ 하는 반복구부터 서울 올림픽 개막식 음악처럼 한국적이다. 가사는 만리타향에서 자녀에게도 현지 사회에서도 외면 받는 교포 1세대 부모들을, 고향별을 그리는 슬픈 괴물에 비유한 내용이다. 세 번째 곡 ‘라잉 비스트’에는 아리랑의 선율이 등장한다.
14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 있는 멤버 알렉스 황(보컬, 기타)과 제니퍼 림(바이올린)에게 전화했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대화했다. 이들은 미국 유명 밴드 구구돌스와 함께 전미 순회공연을 하는 중이었다.
런 리버 노스가 자주 쓰는 펜타토닉(5음 음계) 선율은 다분히 한국적이다. 요즘 인기 있는 젊은 포크 록 밴드인 루미니어스(미국), 멈퍼드 앤드 선스(영국)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한국 전통 음악이나 트로트보다 god, H.O.T, DJ DOC, 비 같은 1990년대 가요를 들으며 자랐는걸요. 저희 음악이 동양적이라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제니퍼) “친구가 추천해준 이문세나 김광석을 이제 들어볼까 해요.”(알렉스)
음반 표지의 수묵화도 의도한 바는 아니다. 미술을 전공한 교포 친구 브라이언 김의 작품이라고. 제니퍼는 “브라이언에게 우리 연주를 들려주곤 떠오르는 대로 그려보라고 했더니 이런 그림이 나왔다. 이게 한국의 전통 수묵화라는 것도 몰랐다”고 했다.
레이디트론, 패신저 같은 인디 음악계 스타가 몸담은 네트워크 레코드와 계약한 이들은 지금 미국 주류 음악계로 이륙 중이다. 한국 밴드보다 더 한국적인 음악을 하는 이 재미교포 밴드는 “여기서 잘하는 것과 별개로 한국에서 빨리 공연해보고 싶다. 부모님들이 거기서 왔으니까.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는 건 당연하잖아”라고 했다.
이들 음악에서 교포 1세가 ‘몬스터(괴물)’라면 2세는 그들 품을 떠난 ‘비스트(야수)’다. 아리랑이 삽입된 ‘라잉 비스트’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멀리 떠난 아들이 ‘거짓말쟁이 야수’라 자조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앨범의 주제는 ‘왓 이스 홈?’이에요. 꼭 교포들만의 얘기는 아니죠. 돌아갈 곳이 가정인지, 직장인지, 어딘지 몰라 방황하는 슬픈 현대인의 이야기 말이에요.”(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