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간호사 60명 홀몸노인 찾아 봉사활동 “작은 재능을 기부한것 뿐… 봉사 나선뒤 모두 보람느껴”
14일 오후 인천 중구 도원동에 혼자 거주하는 김맹선 할머니를 찾은 인하대병원 간호사들과 보건소 직원이 김 할머니와 오랜만에 만나 담소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다. 간호사들은 한 달에 2회 혼자 사는 할머니들을 찾아 말벗이 돼 주고 건강 등을 체크해 우울증에 걸리지 않도록 돕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3@donga.com
1년 6개월 전부터 한 달에 두 번씩 김 할머니를 찾아 말벗이 돼 주고 건강을 챙겨주는 반가운 손님들은 인하대병원 수간호사인 조선심 씨(51·정신건강희학과 병동) 등 간호사 2명과 보건소 직원 등 3명이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할머니∼∼.”
오랫동안 사람과의 대화가 끊겨 늘 정(情)에 목말라 하는 김 할머니는 자신을 정성스레 돌보는 간호사들을 만나면 말이 많아진다. 혹시 대화가 끊겨 간호사들이 빨리 돌아갈까 늘 걱정하는 눈치다.
간호사들은 혈압기와 당뇨측정기를 이용해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김 할머니의 건강을 꼼꼼히 체크했다. 그리고 지난 보름 동안 지내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를 물으며 덕담을 나눴다.
김 할머니는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자식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고 있다”며 “이렇게 딸 같은 간호사들이 찾아와 말벗이 돼 주고 오랫동안 앓고 있는 질병을 관리해줘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와 헤어진 이들 간호사는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인근의 이모 할머니(90)를 찾아 말벗이 돼 주고 건강을 체크했다.
인하대병원 간호사들은 1년 6개월 전부터 2인 3조로 나눠 홀몸 노인을 찾아가 돌보는 자원봉사를 해 왔다.
그러다 4월 2일 인하대병원과 중구, 중구보건소가 ‘우울 노인 협력 관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사업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총 60명의 간호사가 관내 홀몸 노인 등 70명을 선정해 말벗이 되어 주고 건강을 체크하는 노인 도우미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봉사활동을 펼치는 간호사들은 우울 어르신 가정에 가정방문과 전화방문으로 우울 정서 관리는 물론이고 전문지식을 통한 질병 상담, 건강 체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노인 우울 관리는 우리 사회에 처한 현실에서 비롯됐다. 빈곤과 질병, 가족 상실로 우울 증세를 보이는 노인들의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중구 보건소 관계자는 “의료인인 인하대병원 간호사들이 수시로 노인들을 찾아가 말벗이 돼 주고 질병 상담과 건강을 체크해 노인들의 우울증세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시는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24시간 상담을 펼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