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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제조업 80%가 주야 2교대 근무… 종업원 건강 악화에 생산성 떨어져

입력 | 2014-04-10 03:00:00

[저녁을 돌려주세요]
작년 272곳 연장근로 한도 위반… 서비스업 제외돼 실제론 더 많아
정부, 3교대제 근무로 개선 유도




24시간 영업을 하는 서비스업종에서 종업원들은 통상 하루 12시간씩 주야 맞교대(2교대)로 일한다. 최근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3교대 근무가 늘고 있지만 근로자의 건강을 해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2교대로 운영되는 사업장이 아직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전국 3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86.6%(272곳)에서 연장근로 한도(주당 12시간)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제조업이 39곳 가운데 37곳으로 위반 정도가 가장 심했다. 또 10곳 중 8곳은 주야 2교대로 공장이 가동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는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 서비스업 등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2교대제를 하고 있는 직장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고용부는 “장시간의 근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연장근로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주야 2교대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근로시간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용자 입장에서 주야 2교대제가 인건비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고, 단기간에 생산성을 높일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교 명지대 교수(경영학)는 “근로자가 초과근무와 야간작업을 반복할 경우 체력 소모가 빨라지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고용을 더 늘려서 근로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주야 2교대 근무를 1명이 8시간씩 나눠 일하는 3교대제로 개선하는 것을 유도하는 한편 현재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가능한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되기 때문에 주야 2교대 근무제에서도 근로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개별 사업장의 근로시간을 획일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업종별로 세세히 나눠서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업종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초과근무 시간을 일괄적으로 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일괄적으로 규제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고, 현장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업종별 근무시간을 하나하나 분석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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