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무인기 개발 경쟁
미 공군에서 점검하고 있는 글로벌호크. 조종석 상단부 덮개에 1.21m 크기의 광대역 위성 안테나가 있다. 이 안테나가 위성과 무인기 간의 교신을 담당한다. 출처 US AirForce(미 공군)
이번에 추락한 무인기는 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공중 촬영용 저고도 무인기지만 실제로 운용되는 무인기 중 가장 위력적인 것은 고고도 무인정찰기다. 이 중 우리나라가 2018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미국의 글로벌호크는 20km 상공에서 1분 만에 경기도 넓이에 조금 못 미치는 1만5000km² 지역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샅샅이 정찰할 수 있을 정도다.
○ 위성보다 더 뛰어난 쉼 없는 정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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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장에서 임무 수행 능력이나 성능이 가장 검증된 것으로 평가받는 글로벌호크는 지상으로 전파를 발사한 뒤 지표면의 굴곡이나 물체에 반사된 전파를 받아 영상을 만드는 합성개구레이더(SAR)를 비롯해 가시광선, 적외선을 식별할 수 있는 센서가 모두 달려 있다. 지상에 있는 30cm 크기의 물체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촘촘히 감시한다. 이와 함께 지상에서 움직이는 타깃만을 찾는 모드도 작동시킬 수 있어 더욱 위력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 핵심 조종 원리는 위성 통신 중계
미군 두 명이 이라크 발라드 공군기지에서 무인공격기 프레데터 MQ-1을 조종하고 있다. 무인공격기가 전송해온 영상을 원격에서 그대로 보며 언제든 지상의 목표물을 노릴 수 있다. 출처 US AirForce(미 공군)
그래서 보통 항공기의 조종석이 있는 위치에 무인기는 광대역 위성 안테나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안테나가 받은 신호를 무인기 내 컴퓨터가 분석해 무인기를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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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가 자신의 위치를 인식할 때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를 활용하는데, 이 때문에 2011년 12월 미국의 무인기 ‘센티넬(RQ-170)’을 이란이 포획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이란 측은 지상에서 GPS 신호를 똑같이 쏴 무인기가 자신의 위치를 착각하게 만드는 ‘GPS 스푸핑’ 기술을 이용해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
미래 무인기 개발에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연료 문제 해결이다. 고고도 첨단 무인기의 활동 고도는 성층권이기 때문에 산소가 희박하다. 그래서 연료 효율이 낮아 많은 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연료탱크가 커지면 항공기가 무거워지고, 비행할 때 필요한 연료가 더 많이 소요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난다.
수소연료전지가 우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잉사의 ‘팬텀아이’나 에어로바이론먼트사의 ‘글로벌옵서버’가 모두 수소연료전지 모터를 사용해 4일 이상 떠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작전 수행능력은 물음표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전지를 날개에 달아 태양열에너지를 이용하는 ‘헬리오스’나 떠있는 상태에서 연료를 채우는 공중급유 무인기도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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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무인기 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스마트무인기사업단을 중심으로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가능한 무인기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저중고도(6∼18km)에서 운용하는 무인 정찰기와 타격기 개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