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사들 공세 거세고 中이어 동남아 업체 뛰어들어 가격-브랜드 경쟁력 모두 밀려… 안경사법 규제도 발전 걸림돌
하지만 최근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안경테 수출액은 1억7301만 달러(약 1834억 원)로 2010년 2억3117만 달러(2450억 원)에 비해 25% 정도 줄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 인도 남미·아프리카 국가까지 이 분야에 뛰어들며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잃었고 고급 브랜드로 키울 역량은 모자라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반면 3년 사이 수입액은 2010년 2억4692만 달러(2617억 원)에서 2013년 2억6036만 달러(2760억 원)로 5%가량 늘었다. 래이밴 오클리 등의 브랜드를 가진 룩소티가(이탈리아)와 같은 글로벌 안경업체의 공세가 거세다.
대구시와 대구지역 안경테 제조업체들은 16∼1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국제안경전(DIOPS)을 준비하고 있지만 바이어들에게 선보일 ‘킬러 아이템’이 없어 고민이다. 3년 전까진 3D 입체 안경과 ‘TR90’ ‘울템’으로 불리는 신소재 안경테 등 새 아이템을 선보였지만 3D 안경은 이제 찾는 곳이 드물고, 신소재 안경도 중국에 밀리고 있다.
독특한 안경 유통구조가 산업 확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안경 소매를 담당하는 안경점을 안경사만 열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가 안경사를 고용해 자신만의 브랜드 매장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한 안경제조사 관계자는 “개당 몇백 원만 받고 안경 수백 개씩 납품하는 일이 많다”며 “안경사들이 이윤이 많이 남는 해외 안경테를 고객에게 추천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고영준 안경산업지원센터 본부장은 “중국, 인도 등 신시장의 수요 증가와 신소재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안경이 부각되면서 다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기술력을 갖춰 글로벌화에 나서지 않으면 국내 안경 제조업이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