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평택대 교수, 소설 ‘해랑’ 펴내
김용희 평택대 교수(51·사진)가 일제강점기와 광복 무렵을 배경으로 한 장편 ‘해랑’(나남)을 펴냈다. 김 교수는 1992년 계간 ‘문학과 사회’를 통해 문학평론으로 등단했고,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했다. 2009년 계간 ‘작가세계’ 가을호에 단편 ‘꽃을 던지다’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발을 내디뎠다.
“평론은 2차 텍스트인 만큼 문학이 주는 1차적 감동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창작으로 돌아와서 그 기쁨을 시에서 찾았고 시로 등단했지요. 시를 쓰고 보니 내 시가 이야기를 추구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결국 소설을 쓰는 ‘지금의 나’가 있게 된 거죠.”
소설은 오랫동안 의식불명에 빠져 있던 식민지 조선의 천재 피아니스트 ‘해랑’이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랑은 눈을 뜨자마자 조선이 해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조선말을 읽고 쓸 수 없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기억을 잃은 해랑은 혼돈스러운 해방정국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광복 후 격변기에 지식인들이 겪게 되는 자기 균열, 심미성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의 딜레마를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우리의 모습이 비쳐 보입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