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로스 울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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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범경기 등판 직전 영면 소식
눈물 삼키고 마운드 올라 꿋꿋이 투구
‘할머니, 이제 제가 던지는 모습을 보고 계신가요?’
SK 외국인투수 로스 울프(32)는 23일 새벽 조모의 영면 소식을 들었다. 전화를 끊은 뒤, 비통한 마음 때문에 잠을 제대로 청할 수 없었다. 그 날 오전 문학구장에 나온 그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공교롭게도 울프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었다. 보통 미국선수들은 가족상을 당할 경우, 구단의 동의 하에 고향에 다녀오기도 한다. 그러나 울프는 달랐다. SK 코칭스태프가 등판 의사를 타진했지만, “던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기 전 통역인 SK 김현람 매니저는 올프에게 “할머니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덤덤한 표정의 울프는 “You know what?(너 그거 알아?)”이라고 답했다. “할머니께서 병상에 계신 동안엔 앞을 보실 수가 없었어. 내가 던지는 경기 역시 보지 못하셨지. 하지만 이제 하늘나라에 가셨잖아. 그곳에선 내 경기를 지켜보실 수 있지 않을까?” 김 매니저는 뭉클한 마음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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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