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일주일간 訪中
미셸 여사의 방중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뒤 형성된 미중 갈등 관계를 ‘퍼스트레이디 외교’로 완화해보려는 목적이 크다. 특히 미셸 여사와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21일 회동은 24,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사전 분위기 조성에 해당한다. 모친 메리언 로빈슨 여사와 두 딸 말리아, 사샤와 함께 3대(代)가 방문길에 오르는 것 자체가 중국의 가족 중심 문화를 배려한 ‘우호 제스처’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미셸 여사의 일정은 문화 및 인적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정치적 색채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에서 주요 이슈의 하나인 중국 인권 문제는 일절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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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각에서는 미셸 여사의 이번 방문이 지나치게 ‘소프트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995년 퍼스트레이디 시절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유엔 인권회의에 참석해 “중국은 인권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정면 비판해 중국 정부가 강력히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문해 티베트 미얀마의 인권문제를 거론했다.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전미외교협회(CFR) 아시아국장은 “미셸 여사는 미국을 대표해 미국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과거의 퍼스트레이디처럼 정치외교의 핵심 이슈들을 거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정미경 mickey@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