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 장기펀드 판매]<上>얼마나 돌려받나?
17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한국투자증권 종각지점에서 직장인 이유경 씨(왼쪽)가 소득공제 장기펀드 가입 신청서를 쓰고 있다. 이날 영업점을 찾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뒷줄 오른쪽)과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뒷줄 왼쪽)은 이 씨에게 감사 인사와 꽃다발 등을 전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최고 63만 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장기 펀드(소장펀드)’ 판매가 시작된 17일. 판매 첫날이라 홍보가 덜 된 데다 직장인이 짬을 내기 힘든 월요일인데도 이날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점심시간이 되자 20, 30대 직장인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전화로 문의하는 직장인도 많았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창구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도 “가입 기준이나 상품 구조가 복잡해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24개 판매사에서 팔린 소장펀드가 1만5334계좌라고 밝혔다.
○ 돈 가뭄 펀드시장에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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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에 나와 있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이 씨에게 꽃다발과 화장품 등을 전달했다. “고맙다”는 유 사장의 말에 이 씨는 “소득공제 혜택이 크다는 점에서 가입자들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친구들에게도 가입하도록 권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점심시간,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신한금융투자 여의도지점을 찾은 이서윤 씨(34)는 “지난달 연말정산 때 돈을 돌려받기는커녕 수십만 원을 토해내야 했다”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소장펀드가 판매된다고 해 점심 약속을 취소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판매사별로 가입 고객에게 노트북 PC나 상품권 같은 고가의 상품을 주는 등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소장펀드가 돈 가뭄에 시달리던 펀드시장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에 약 390조 원이었던 펀드 순자산총액은 올해 3월 13일 현재 340조1304억 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 예비투자자 “내용 복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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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상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프라이빗뱅커(PB)는 “연 소득이 4000만 원이고 매월 50만 원씩 가입하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느냐와 같은 자신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묻는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소득공제 환급금은 연 소득에 따라 다르다. 자신이 가입한 소장펀드의 연 납입금액에 일단 0.4를 곱한 뒤 다시 소득에 따른 세율을 곱하면 환급액이 나온다. 적용세율은 과세표준(총 급여에서 공제분을 제외한 금액) 1200만 원 이하는 6.6%, 1200만 원 초과 4600만 원 이하는 16.5%, 4600만 원 초과는 26.4%다. 연봉 4000만 원에 매월 50만 원씩 연간 600만 원을 납입할 경우 총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운용사들이 내놓은 상품의 특징이 무엇인지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개별 소장펀드의 특징과 수익률 등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라며 “다음 달부터는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소장펀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정지영 jjy2011@donga.com·이원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