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에서도 통했다.” 이현구가 2월 23일 광명스피돔에서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을 확정지은 후 두 팔을 들고 감격의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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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첫 대상 트로피 품은 이현구
가정형편 어려워 성공 위해 선택한 ‘경륜의 길’
훈련생부터 날 뒷바라지 해준 아내 위해 최선
젖히기는 내가 최고…연말 그랑프리서 일낸다
“빅 매치에서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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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경주 첫 우승 소감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쁘지만 마음의 짐도 하나 생겼다. 인지도가 높아져 경주의 축이 되면 부담도 커진다. 2012년 슈퍼특선급으로 승급했을 때 세운 ‘매 경주 3착’ 목표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 자전거와의 인연은.
“중학교 1학년까지 테니스 선수였는데 김해에서 창원으로 이사하면서 그만둬야 했다. 럭비선수였던 둘째 형의 영향으로 다른 운동이라도 하고 싶었다. 전학 간 학교(경원중)에 사이클 팀이 있어 무조건 찾아가 가입시켜달라고 했다. 그때 동기 김종력(31·11기·특선)을 만나 절친이 됐다. 그 당시엔 운동만이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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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어릴 때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일 때문에 출장이 많았다. 우리 형제들은 고모 밑에서 자랐다. 가정 형편이 어렵다 보니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운동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 젊은 나이에 가정을 꾸린 것도 그 때문인가.
“그런 영향도 있었지만 동갑인 아내(박하나)가 내 운명의 여자라고 생각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 첫 눈에 반했다. 사귀자고 했는데 아내는 남친이 있다며 딱지를 놓았다. 그 후 형과의 식사자리에 형 후배가 동석했는데, 바로 아내였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고 하지 않나. 운명이라고 직감했고 쫓아다녔다. 실업팀 시절 경기 후 경기도 가평에서 경남 창원까지 택시를 타고 내려가 만날 정도였다. 스물한 살 때 실업대회 상금을 모아 차를 사주며 프러포즈해 결혼에 골인했다. 올해가 결혼 10주년이다.”
- 훈련원 시절 애틋한 사연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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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반 바퀴를 남기고 코너에서 구사하는 젖히기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반면 스피드는 보완 과제다.”
- 평소 즐기는 음식과 취미는.
“삼겹살을 좋아해 앉은 자리에서 10인분을 먹는다. 여기에 밥 세 공기를 더 먹어야 포만감을 느낀다. 얼마 전부터 권투 도장을 다니고 있다. 체계적인 웨이트도 좋지만 이왕이면 재미있는 운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싶어서다.”
- 올 시즌 목표는.
“우선 6월 공단 이사장배(네티즌배) 입상을 노린다. 연말 그랑프리 결승에 진출해 일을 한번 내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