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심수관 “한일 양국 어려울때 도예로 관계개선 기여” 14대 이삼평 “한일 교류전 자주 열어 한국에 ‘보은’ 하겠다”
5일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도자기 전시회에서 14대 이삼평(왼쪽)과 15대 심수관이 얘기를 나누고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초대 선조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오지 않았으면 지금의 나도 없다. 한국에 ‘보은’하고 싶다. 한국 도예가와 교류하고 작품전도 열겠다.”(14대 이삼평·53)
조선 도공들의 후손인 유명 도예가 2명이 5일 도쿄(東京) 요쓰야(四谷)의 한국문화원에서 만났다. 이날부터 22일까지 문화원 갤러리에서 열리는 특별 전시회 ‘해협을 잇는 도공, 400년의 여행’ 개막 행사에서다.
현재 두 가문 모두 일본 도자기 문화에 독보적인 족적을 남긴 명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삼평은 아리타의 도잔(陶山) 신사에서 신으로 모셔질 정도. 이들의 자기는 유럽 황실에서도 장식품으로 선호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5대 심수관은 “지금 사쓰마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있지만 결국 (선조의 국가인) 한국이 그 뿌리”라고 말했다. 이삼평은 “아리타에 있는 오래된 도자기 중 굉장한 작품을 보면 ‘초대가 구운 도자기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보다 더 멋진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조상의 길을 따라 도공이 된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아버지 할아버지 등 일반적인 호칭 대신 13대, 14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명함에도 ‘15대’ ‘14대’라고 적혀 있었다. 십대 이상 가업을 이어간 전문가의 직업의식이 묻어났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