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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정복 나선 K리그, 화끈해서 좋네

입력 | 2014-02-28 03:00:00

‘닥공’ 등 앞세운 전북-서울-울산, 챔스리그 16강 첫판 나란히 승리
포항은 비겼지만 “스틸타카 건재”




‘닥공(닥치고 공격),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철퇴, 스틸타카….’

올해도 스토리가 있는 공격축구가 녹색 그라운드를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3월 8일 지난해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와 2위 울산 현대의 맞대결로 포항에서 막이 오르는 K리그 클래식 2014를 앞두고 각 구단 사령탑은 겨우내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전술을 가다듬었다.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잘 활용해 팬들을 축구장으로 끌어오겠다는 각오로 모두가 공격축구를 표방하고 나섰다.

그동안 공격축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전북 현대와 FC 서울, 울산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호들을 무너뜨리며 산뜻하게 시즌 첫발을 뗐다. 전북은 일본의 강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3-0, 서울은 호주의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를 2-0, 울산은 역시 호주의 웨스턴 시드니를 3-1로 각각 꺾었다. 모두 다득점을 올리며 공격축구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6월 대표팀 사령탑을 뒤로하고 전북으로 복귀한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떠나 있던 2년간 다소 흔들린 조직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최 감독이 가장 강조한 게 ‘압박’이다. 전북은 26일 요코하마를 최전방부터 압박하며 빈틈없는 공수 밸런스로 완승을 거뒀다. 2011년 ‘닥공’을 들고 나와 우승하며 그라운드에 돌풍을 일으킨 최 감독은 “이젠 90분 동안 공격만 하는 축구를 홈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며 과거 ‘닥공’을 훨씬 뛰어넘는 전술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일부에서는 달라진 전북 축구를 ‘스페셜 닥공’으로 부른다.

2012년 깨끗한 매너와 공격축구를 뜻하는 ‘무공해축구’를 선언하고 K리그를 정복한 최용수 서울 감독도 팀 컬러를 새롭게 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데얀과 몰리나 등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이 나갔고 미드필더 하대성(베이징 궈안)도 떠나 팀을 재정비하기 쉽지 않았다. 김치우와 김진규-차두리의 스리백 라인으로 수비를 강화하면서도 윤일록과 에스쿠데로를 투톱으로 내세우며 공격력도 감미했다. 스리백이지만 좌우 윙백 김치우와 차두리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해 ‘수비지향적’이란 우려를 날려 보냈다.

김호곤 감독의 ‘철퇴(철퇴를 휘두르듯 상대를 제압)축구’를 계승한 조민국 울산 감독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식 패싱축구인 ‘티키타카’를 가미해 ‘철퇴타카’로 팬들을 기쁘게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스틸타카(포항식 패싱플레이)’로 지난해 K리그 클래식을 제패한 포항은 AFC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일본 세레소 오사카와 1-1로 비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지난해 토종 선수들만으로 프로축구를 평정한 저력을 올해도 보여주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