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이 성의있는 사과도 없어”… 유족들 열흘째 장례 못치르고 항의해당 업체 불법 야근시키기도
“진정성 있는 사과만 받아도 장례를 치를 텐데….”
울산 북구의 울산전문장례식장 지하 일반실. 울산 북구에서 10일 내린 폭설에 공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사망한 고교 실습생 김대환 군(19)이 열흘이 지난 20일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영안실에 누워 있다. 김 군이 안치돼 있는 곳은 17일 체육관 강당 붕괴로 10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와 6∼7km 떨어진 곳이지만 사회적 관심은 ‘하늘과 땅’ 차이다. 마우나오션리조트 희생자들은 리조트가 적극 보상에 나서 10명 중 8명이 합의하고 21일 합동 영결식을 치르지만 김 군은 아직 장례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 20일 오후 찾아간 김 군의 빈소에는 가족과 동료 학생 등 5, 6명만 쓸쓸히 앉아 있었다. 유족은 회사 측의 태도가 무성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 북구의 자동차부품 회사인 금영ETS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실습생으로 일하던 김 군이 숨진 것은 10일 오후 10시 15분경. 졸업식을 이틀 앞둔 날로, 울산지역에 내린 20여 cm의 눈에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공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변을 당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와 거의 비슷했다. 김 군은 실습생이라 야간근무를 할 수 없지만 12월부터 주야 맞교대로 근무를 하다가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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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의 아버지 김영호 씨(50)는 “제대로 된 사과만 받으면 아들을 하루빨리 저 세상으로 보내주고 싶다. 하지만 성의 있는 사과가 없어 억울해서 장례를 못 치르겠다”고 말했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20일 실습생을 법정 시간을 넘겨 일하게 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최 씨를 입건했다. 회사 측은 “진정으로 사과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