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제재 풀자 수주 기대감
2005년 현대건설이 준공한 이란 사우스파스 4, 5단계 가스처리시설. 26억 달러 규모의 이 시설을 시작으로 국내 건설사들은 사우스파스 가스시설 1단계부터 10단계 공사까지 모조리 따냈다. 하지만 2010년 대이란 제재가 시작되면서 일부 공사의 계약이 해지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 동아일보DB
GS건설은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기 전인 2009년 14억 달러 규모(약 1조4900억 원)의 가스탈황 플랜트시설 사업을 따낸 바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란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사우스파스 가스 시설 공사의 대부분을 한국 건설사들이 수주했을 정도로 이란은 중요한 시장이었다”며 “사업 발주가 본격화되면 가격, 기술, 공기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국내 건설사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세계 4위 규모의 해외건설 발주국인 이란을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가 풀릴 것에 대비해 시장 조사를 강화하고 현지 진출 채비를 갖추는 등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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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은 이란 상황을 주시하며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현지인과 한국인 직원이 있는 테헤란 지사를 운영하면서 이란 재진출을 노려 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시장은 발주처와의 신뢰가 중요한 시장이라 제재 이후에도 국내 건설사들이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방의 다른 업체들보다 수주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명광 해외건설협회 팀장(이란 쿠웨이트 담당)은 “이란 시장이 워낙 큰 데다 그동안의 경제제재로 진행하지 못했던 사업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와 가스시설 건설 사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란 건설시장의 빗장이 풀릴 것에 대비해 정부의 선제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란 건설시장을 선점하려면 시장 상황에 대한 신속한 정보가 필수적”이라며 “국내 기업의 이란 진출을 위한 금융지원 등 정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