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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힐러리’ 웬디 데이비스의 이중생활?

입력 | 2014-01-23 03:00:00

“하버드 로스쿨 나온 가난한 싱글맘” 전국구 스타… 텍사스주지사 후보로
“아내 불륜… 이혼후 내가 두딸 양육” 두번째 남편 언론폭로… 도덕성 타격




‘가난한 시급 노동자로 집도 없이 트레일러 생활, 두 차례 이혼 뒤 아버지가 다른 두 딸을 홀로 키운 싱글맘으로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드라마 같은 인생 역정에 미모, 학벌까지 갖춰 ‘제2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불리는 웬디 데이비스 미국 민주당 텍사스 주지사 후보(51·사진)가 도덕성에 타격을 입고 추락 위기에 놓였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데이비스 후보는 지난해 6월 미국 50개 주 중 가장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텍사스 주 의회에서 11시간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연설로 공화당의 낙태제한법 처리를 저지하며 일약 미 정치권 스타가 됐다. 그는 이 기세를 몰아 주지사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첫 남편 프랭크 언더우드와 살던 1982년 19세 나이에 첫딸 앰버, 1988년 두 번째 남편 제프 데이비스와의 사이에서 둘째 딸 드루를 얻었다.

그러나 후보 검증과정에서 ‘10대에 첫아이를 낳아 홀로 키웠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직접 돈을 벌어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는 이력의 상당 부분을 왜곡 및 미화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비판에 가장 앞장선 사람은 두 번째 남편 데이비스로 최근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스쿨 학비는 내가 은행 빚을 내 지원했고 트레일러 생활도 불과 몇 달만 했다. 2005년 내가 마지막 학자금 대출금 이자 및 원금을 갚은 바로 다음 날 아내가 이혼을 신청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 뒤 자신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는 이혼 뒤 두 딸을 직접 길렀다. 아이를 맡아 키우기는커녕 두 번째 남편한테 아버지가 다른 첫딸의 양육권까지 넘겼기에 데이비스 후보를 ‘싱글맘’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주장에 대해 데이비스 후보 측은 정적들의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 데이비스 후보는 “하버드대를 다니는 동안 두 딸의 양육을 남편에게 맡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로스쿨 첫해에 하버드대가 있는 보스턴에서 두 딸과 함께 살았고 그 다음 해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텍사스에 내려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를 ‘제2의 힐러리’, ‘세계 여성의 롤모델’로 떠받들던 여론이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해 향후 정치 행로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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