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강의 밤섬 50년만에 6배로 넓어졌다

자연퇴적 따라… 서울광장 21개규모
市, 시대별 변천사 널리 알리기로

서울 밤섬의 1966년(아래)과 2012년의 모습. 그 사이 자연 퇴적 작용으로 흙이 쌓이면서 면적이 6배가량으로 넓어졌다. 서울시 제공

한강 밤섬의 면적이 반세기 만에 6배로 넓어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로 측정한 밤섬의 면적이 27만9531m²(외곽 길이 2895m)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서울광장 21개 크기에 맞먹는 규모. 1966년 미군이 항공사진으로 처음 측정했을 때 면적(4만5684m²)에 비하면 연평균 4400m²씩 넓어져 약 6배로 커진 셈이다.

이처럼 밤섬의 면적이 넓어진 이유는 ‘자연 퇴적작용’ 때문이다. 점차 흙이 쌓이면서 숲이 우거졌다. 1968년 2월 한강 흐름이 원활하도록 강폭을 넓히고 여의도를 개발한다는 내용으로 정부가 한강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밤섬은 폭파됐었다. 당시 밤섬에 살던 거주민들은 마포구 와우산 기슭으로 집단 이주했다. 밤섬이 사라진 후 채취된 돌과 자갈은 여의도 주위 제방도로(윤중제)를 건설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밤섬은 스스로 커졌다. 1987년 16만8656m²로, 1992년에는 20만7424m²로 넓어졌고 지금도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늘어난 면적과 일부 빠진 부분을 반영해달라고 담당 영등포구청, 마포구청에 요청했다. 새 측량 결과에 따라 밤섬 생태경관보전지역 고시도 개정할 예정이다. 또 밤섬의 시대별 항공사진과 더불어 도시 속 자연공간인 밤섬의 특징과 독특한 역사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해 밤섬이 갖고 있는 가치를 알리는 데도 활용하기로 했다.

시에 따르면 밤섬에는 현재 식물 138종과 조류 49종이 산다. 2012년 밤섬은 물새 서식지로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