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 작년 같은시기보다 15%↑… 대형마트 선물세트도 일제히 올라
올해 설(31일)을 앞두고 한우 도매가가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경기 용인시의 현대그린푸드 한우가공장에서 한우선물세트가 포장되고 있다. 홍진환기자 jean@donga.com
2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30일)을 12일 앞둔 이달 18일의 평균 한우고기 도매가는 1만4157원(1kg 기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1월 29일·1만2297원)보다 15.1%나 오른 것이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내놓은 한우 선물세트의 가격도 일제히 뛰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3개 주요 백화점과 4개 대형마트가 판매 중인 한우 갈비세트의 평균 가격(16, 17일 기준)은 지난해보다 3% 오른 6만9230원으로 집계됐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산지 가격이 최근 5∼15% 올랐다”며 “대부분의 업체가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부터 한우 사육 개체수가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300만 마리 수준인 한우 사육 마릿수는 4월까지 약 290만 마리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 축산유통부 관계자는 “지금은 심리적인 효과로 가격이 반짝 오르는 것이지만, 상반기 중 사육 마릿수가 계속 줄어들면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자 유통업체들은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직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이 오르면 자칫 소비 감소 현상이 일어날까 우려해서다. 이마트는 발라낸 한우갈비를 자체 보관시설에 냉동 비축하는 방법을 통해 갈비 400t을 미리 확보했다. 롯데마트는 전국한우협회와 손잡고 사전에 대량 구매하는 방식으로 한우 선물세트의 가격을 낮췄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닭이나 오리 소비가 줄어들면 한우고기 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오리만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큰 여파가 없지만, 감염 범위가 닭까지 번지면 상대적으로 한우 소비가 늘어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석 인턴기자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