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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적지 않은 초등생이 방학숙제 중 독서 감상문과 일기를 어려워한다. 일기는 ‘오늘 하루는 특별한 일이 없어서 쓸 말이 없다’고 고민을 하고, 독서 감상문은 대부분을 줄거리로만 채우고 마지막에 ‘주인공은 참 훌륭한 사람인 것 같다’, ‘참 재미있었다’고 쓰는 경우가 많다.
초등생 자녀의 겨울방학 독서 감상문과 일기 지도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지 살펴보자.
제목, 표지도 독서 감상문 소재
책의 제목부터 표지 등 독서 감상문에 쓸 수 있는 내용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책 제목이 ‘불량아빠 만세’라면 제목을 보고 불량아빠는 어떤 모습일지 자녀에게 상상해 보게 할 수 있다.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은 “예를 들어 ‘불량아빠’라는 말은 부정적인 뜻인데 그 뒤에 ‘만세’라는 말이 붙어서 꼭 불량아빠가 나쁘게만은 그려지지 않은 것 같다는 식으로 책을 읽기 전 자녀가 생각한 내용을 쓰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지도 독서 감상문의 소재가 된다. 책 표지에 ‘불량아빠’를 그린 그림을 관찰하고 보통 아빠와 다르게 옷차림이 특이하다, 머리가 길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등 떠오르는 생각에 대해 같이 대화해 보자. “이 책에서 주인공이 왜 아빠를 ‘불량아빠’라고 부를까?” 하고 자녀에게 물어보면서 독서 감상문 지도를 할 수 있다.
‘왜?’라는 질문 던져야
책 줄거리는 독서 감상문 전체 분량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제목을 쓸 때도 단순히 ‘불량아빠 만세를 읽고’라고 쓰지 말고 ‘불량아빠, 명품 아빠 되다’와 같이 창의적인 제목을 붙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친구나 동생에게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하는 편지 쓰기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주인공 입장에서 쓰는 상상일기 △책의 뒷이야기 상상해서 써보기 △책 줄거리를 시로 쓰기 △책 내용을 바탕으로 좋아하는 노래 가사 개사해 보기 등 새로운 형식으로 색다르게 독서 감상문을 쓰도록 도와주면 좋다.
주제별로 다양한 일기에 도전
자녀가 ‘특별한 일이 없다’며 일기에 뭘 써야 할지 고민한다면 △관찰일기 △편지일기 △반성일기 △학습일기 △감상일기 등 주제별로 종류를 달리해 도전하게 해보자.
편지일기는 가족, 친구, 선생님 등 주변 사람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 형식으로 일기에 쓰는 것. 일기를 통해 편지글 형식도 익히면서 글쓰기 실력도 높일 수 있다. 자녀가 잘못한 점이 있다면 질책하기 전에 잘못한 일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반성일기를 쓰게 할 수 있다. 아빠와 한 약속을 어긴 일, 선생님께 혼난 일, 친구와 싸운 일 등이 주제가 될 수 있다. 끝에는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다음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각오를 적어보게 하는 것이 좋다.
학습일기는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나 어려웠던 것 등을 일기 소재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국어, 영어, 수학뿐 아니라 운동, 악기, 요리 등 어떤 것이든 소재가 될 수 있다. 학습일기는 배운 것에 대해 새롭게 다짐하고 그날 배운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녀와 함께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봤다면 그것도 일기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감상일기가 그것. 줄거리, 등장인물에 대해 자녀와 함께 대화해 보고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는지 쓰게 해 보자.
이영신 기자 l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