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 기술통…경영 경험은 공백
권 사장은 공채 출신인 이구택 전 회장이나 정준양 현 회장과 달리 경력사원으로 1986년 포스코 산하 기술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했다. 포스코 기술연구소장과 RIST 원장을 지내면서 자동차 강판용 소재로 쓰이는 트윕강, 고망간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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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권 사장이 포스코의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권 사장은 기술 분야에만 계속 있었기 때문에 사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선임 과정에 권 사장의 고교 및 대학 2년 선배인 정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술총괄장인 권 사장이 2012년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정 회장의 배려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철강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권 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번 차기 회장 선정의 키워드는 개혁이었기 때문에 기존 경영진은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 실적 회복과 외압 극복이 숙제
철강 경기가 나빠지면서 포스코의 최근 실적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0년 5조470억 원에서 2012년 2조7895억 원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에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7274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4107억 원) 대비 28.3%나 감소해 ‘경영 위기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2008년 36개에 불과했던 계열사가 2011년 70개로 늘어나는 등 지나치게 외형 성장에 주력했던 것도 포스코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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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이사회는 15일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날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속전속결’ 행보를 보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여러 반응이 나오기 전에 서둘러 선정 작업을 마무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약력>
△1950년 경북 영주 출생 △1968년 서울대사대부속고 졸업 △1972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1980년 캐나다 윈저대 금속공학 석사 △1985년 미국 피츠버그대 금속공학 박사 △1986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입사 △2006년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2011년 포스코 부사장(기술총괄장) △2012년 포스코 사장(기술총괄장) △2013년 3월∼ 포스코 사장(기술부문장)
김창덕 drake007@donga.com·박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