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봉 영화 ‘피 끓는 청춘’서 바람둥이 고교생역 이종석
16일 서울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난 이종석은 자신의 외모를 “하얗고 흐리흐리하다”라고 표현했다. “얼굴에 여백이 있으니까 담백하게 보이나 봐요. 맡아 온 캐릭터도 지고지순하고. 그래서 예뻐해 주시는 거 같아요, 누나들이.”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같은 스타일에 비슷한 모습으로 보이는 게 지겨웠어요. 이렇게 하고 한동안 푹 쉬려고 했어요. 근데 염색하고 나니까 영화 홍보도 있고, CF 촬영도 걱정되고, 다행히 소속사에서 혼나진 않았죠. 요즘엔 제가 ‘짱’이라….”(웃음)
이종석은 지난해 ‘대세’ 배우가 됐다. SBS 미니시리즈 ‘너의 목소리가 들려(너목들)’가 끝난 뒤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한 작품이 끝나면 바로 다음 작품을 했다. 정말 닥치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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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봉하는 영화 ‘피 끓는 청춘’은 ‘너목들’이 끝난 다음 날 촬영에 들어간 작품이다. 영화 ‘노 브레싱’(2013년)의 홍보 활동과도 겹쳤다.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연기 변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너목들’의 초능력 소년이나 ‘노 브레싱’의 수영 천재나 다 완벽한 소년의 이미지잖아요. 변화가 없는 것 같아서 좀 답답했어요. 반면 이번 영화에서는 최대한 많이 망가지려고 노력했죠.”
1982년 충남 홍성을 배경으로 한 ‘피 끓는 청춘’에서 이종석은 홍성농고 최고의 카사노바인 중길로 나온다. 중길은 홍성농고 여자 일진인 영숙(박보영)을 비롯해 동네 여학생들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마력의 소유자지만, 여자 꾀는 것을 제외하곤 백치미에 지질함도 있는 허당이다.
이종석은 이 영화에서 “∼겨” “∼잉”으로 끝나는 충청도 사투리를 능청스럽게 내뱉는가 하면 팬티만 입고 춤을 추는 과감한 코믹 연기도 선보였다. 이종석은 “너무 민망했다. 혹시나 비칠까 봐 팬티를 두 장 겹쳐 입었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노출이 아니라) 맞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극 중에서 그는 영숙을 사모하는 홍성의 싸움 짱 광식(김영광)에게 줄곧 괴롭힘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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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은 여려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태권도가 4단이다. 그래서 누아르 장르를 비롯해 남성적인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남자다운 분위기는 아니잖아요. 줄곧 가벼운 느낌의 작품만 찍었는데 이제 좀 어두운 영화를 해 보면 어떨까 고민해요. ‘대세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어서 정말 좋은데, 앞으로 ‘대세’는 빠지더라도 ‘배우’라는 타이틀로는 인정받고 싶어요.”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