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수비수 정동호는 2009년 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만 뛰다가 5년 만에 국내 무대를 밟았다.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정동호가 서귀포 호텔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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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 졸업 5년 만에 마침내 K리그 정착 정동호
청소년·올림픽대표로 일찌감치 두각
J리그 진출 이후 방황…울산 품으로
“동료들과 한국어 대화…정말 좋네요
‘절친’ 김승규, 챙겨달라니 튕기는 척”
K리그 무대로 오는데 무려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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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웃음
-한국 무대에 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외국에서 오래 있다보니 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른 거 같아요. 동료들과 편하게 한국어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말한다는 게 생소하기도 하고 정말 좋네요.”
-부모님이 크게 반기셨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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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거 같은데.
“혼자도 있어보고 한국인 동료와도 함께 지내봤는데 정말 천지차이에요. 대화도 나눌 수 있고 의지할 수 있잖아요. 요코하마에선 (김)근환이형, 항저우에선 (김)동진이형이랑 같이 있었죠. 특히 동진이형은 제 덕을 봤을 거예요. 오카다 감독님과 형 사이에서 통역사를 해줬으니까요.”
-외롭진 않았나.
“요코하마 진출 첫 해에는 경기도 많이 뛰고 했는데 2년째부턴 그렇지 못했어요. 감독님이 바뀌고 경기 출전이 힘들어졌거든요. 근환이형도 이적해서 없고. 일본어도 안 되니까 점점 어딘가 숨고 싶은 거예요. 제 스스로 어두워지는 느낌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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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어요. 제가 중국 갔을 때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는데 막상 경기 뛰고 리그 시작하니까 수준이 높더라고요. 클럽간 편차가 큰 편이긴 한데. 제가 뛰는 팀은 환경이 좋았어요. 아넬카, 드로그바, 무리퀴 등과 부딪혀보고 그랬죠. 콘카가 인상에 남는데 화려하진 않지만 중원에서 풀어주는 능력이 정말 좋더라고요.”
-5년간의 해외생활에서 배운 점은.
“다섯 분의 감독님을 겪었는데요. 차츰 나이를 먹어보니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지 방법이나 길을 배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기존 선수들이 있는데 그 자리를 꿰차야 살아남을 수 있잖아요. 긍정하는 법도 배웠고요.”
● ‘절친’ 김승규의 한 마디
-울산 분위기는 어떤가.
“밝고 재밌는 거 같아요. 아는 형들이 없어서 긴장도 했는데 잘 챙겨주시고 해서 잘 적응하고 있어요. 훈련 때 집중해서 하는 모습도 좋고요.”
-김승규와 청소년대표 때부터 인연이 있을 텐데.
“(김)승규랑 많이 친하죠. 울산행이 결정되고 제가 승규한테 전화했거든요. ‘나 좀 잘 챙겨줘라’ 했더니 ‘자기랑 아는 척만 안 하면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고요. 튕기기는(웃음). 승규가 잘 도와주고 있어요.”
-K리그 무대에서 뛰는 친구들도 좋아했을 거 같은데.
“(윤)빛가람, (전)현철하고 친해요. 애들이 ‘좋은 팀 가서 로또 맞았다’고 부러워하던데.”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
“없진 않죠. 근데 천천히 발맞추고 훈련하고 연습하면 좋아질 거예요. 부담에 메일 필요는 없잖아요. 동료들과 좋은 호흡으로 경기 뛰어야죠.”
-이용, 김영삼과 경쟁하게 된다.
“리그와 팀마다 성격이 다르잖아요. 전 K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초짜구요. 반면 (이)용이형이나 (김)영삼이형은 경험 많고요. 많이 배우고 적응하다보면 기회가 오겠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데.
“조별리그에서 요코하마랑 만났어야 했는데. 울산 유니폼 입고 일본이나 중국 팀들과 경기하면 정말 색다를 거 같아요. 조별리그 통과해서 요코하마랑 만나면 진짜 죽기살기로 한번 뛰어보고 싶어요(웃음).”
-몸 상태는 어떤가.
“작년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알게 모르게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예요. 우선 몸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고, 경기 뛰면서 좋아지겠죠. 제 장점이 공격 나가서 돌파하고 크로스 올리는 건데 (김)신욱이형이 최전방에 있고 하니까 기대도 크고, 확실히 어필할 수 있게 열심히 해야죠.”
-새 시즌 목표는.
“우선 빨리 적응해서 출전 시간 많이 잡는 게 목표. 잘 하고 있으면 대표팀에서도 한번 불러주시지 않을까요. 조급해 하지 않고 천천히 오래 하고 싶어요. 기대가 큽니다. 재미있을 거 같아요.”
정동호는? ▲생년월일: 1990년 3월 7일 (부산) ▲신체조건: 175cm, 68kg ▲포지션: 측면 수비수 학력: 부경고 ▲소속팀: 2009∼2010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 2011 가이나레 돗토리(일본) / 2012 항저우 그린타운(중국) / 2013 요코하마 마리노스 / 2014 울산 현대 ▲대표경력: 청소년대표 / 올림픽대표
서귀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