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소년 休카페’ 가보니
“다음 달 공연 나서요” 서울 자치구에 청소년이 책을 읽고 취미를 키울 수 있는 카페들이 속속 생겨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천구 청소년 휴 카페 ‘꿈꾸는 나무’에서 청소년들이 2월 공연을 앞두고 뮤지컬 음악 조감독의 지도하에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곳은 원래 인적이 드문 낡은 주민센터였다. 그러나 최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해 하루 평균 100여 명의 학생이 찾는 인기 장소가 됐다. 서울시가 2012년 9월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만들기 시작한 ‘청소년 휴(休) 카페’ 중 한 곳이다. 서울시는 청소년들이 편하게 쉬면서 취미생활이나 진로탐색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휴 카페를 조성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PC방이나 노래방밖에 갈 곳이 없다” “용돈이 적으면 그마저도 못가고 길거리를 배회하곤 한다”는 청소년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인 결과다.
휴 카페는 청소년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건물 1층, 도로변, 학교 주변처럼 접근성이 좋은 자리에 건물 외벽에 노란색과 분홍색 등을 칠해 밝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조만간 리모델링이 끝나는 3곳까지 포함하면 중랑구, 영등포구, 양천구 등지에 모두 23곳을 운영하게 된다.
동일여고 2학년 김모 양(17)은 “뮤지컬 연습 때문에 일주일에 3번은 이곳을 찾는데 프로 선생님들에게 교육을 받아 도움이 된다. 나중에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은평구의 ‘꿈꾸는 다락방’은 광고와 음악, 봉사, 직업체험 등 5개 분야 동아리가 꾸려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마포구의 ‘두더지 실험실’에서는 아이들끼리 모여 전문가들을 초대해 베이커리와 천연 잼 만들기 수업을 듣거나 음악 콘서트를 연다.
휴 카페는 청소년 주도로 운영되는 게 특징. 매일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7∼8명이 자발적으로 나와 봉사활동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다 같이 카페 운영 회의를 연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 꿈꾸는 나무를 담당하는 조성익 주무관은 “휴 카페가 아이들이 책을 읽거나 취미활동을 하며 건전하게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부모들의 반응도 좋다”고 전했다.
김혜린 인턴기자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