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DB
123승109패, 방어율 4.24. 성적만 보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이 주인공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모두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신인왕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동양인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개척자였다. 그러나 명예의 전당 득표는 총 유효표 571표 중 6표뿐이었다.
한 때 박찬호(41)의 ‘목표’였던 노모 히데오(46)의 이야기다. 많은 국내 야구팬들이 노모의 명예의 전당 도전을 관심 있게 지켜본 건 2016년 자격을 획득하는 박찬호 때문이었다. 그러나 노모는 6표로 득표율 1.1%를 기록했다. 헌액 기준인 75%는 물론, 후보 자격 유지기준인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로써 노모는 더 이상 명예의 전당 헌액 투표 후보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명예의 전당행 꿈은 완전히 사라졌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는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선수가 리그에서 은퇴한 지 5년 후에 입회 후보 자격을 주는데, 노모의 탈락과 함께 박찬호의 2016년 득표 전망은 매우 어두워졌다. 미국에서 17년 동안 124승98패, 방어율 4.36을 기록하며 아시아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한 박찬호지만 명예의 전당 벽은 그 만큼 높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 출장 경력 자체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해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업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