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운동법인 ‘학춤’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정준 씨는 ‘함평 나비축제’ ‘해남 땅끝축제’ 등 굵직한 문화축제를 기획해 성공시킨 문화기획가다. 그는 요즘 “열정이 없으면 꿈도 없다”며 베이비붐 세대와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운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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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이 없으면 꿈도 없다’ 펴낸 문화기획가 정준
IMF 때 모든 것 잃고 땅끝서 찾은 희망
문화기획가 재기…하는 축제마다 성공
멘토 12인 스토리 책에 담아 열정 전파
그는 분명 중년이다. 올해 57세의 가파른 언덕을 넘고 있으니 생물학적 나이로 보면 중년의 끄트머리쯤에 서 있을 것이다. 아니다, 그는 중년이 아니다. 청년이다. 청년 못지않은 열정을 갖고 여전히 푸른 하늘에 ‘파란색 꿈’을 날리고 있으니 청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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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12월31일, 학(鶴)의 옷을 입고 서울 청계광장에서 2000여 명과 프리허그 퍼포먼스로 ‘열정 바이러스’를 나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엔 반기문 총장 등 그가 ‘사귄’ 우리 시대 열정 멘토 12인의 열정스토리를 담은 ‘열정이 없으면 꿈도 없다(청동거울 펴냄)’라는 책을 들고 세파에 지친 사람들을 위무하고 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를 만났다.
- 열정 멘토 12인의 감동스토리 책을 냈는데.
“그렇다. 반기문 UN사무총장, 이어령 교수, 고 박세직 88올림픽조직위원장, 서영훈 전 적십자 총재 등 내가 직간접적으로 알고 지내온 12인들이다. 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경제개발시기를 살아온 이들이다. 끝없는 열정으로 성공적인 삶을 개척한 원동력을 알리고 싶었다. 그 분들의 삶은 ‘인생에는 공짜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사는 삶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어떻게 문화기획가로 활동하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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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후 기발한 아이디어로 ‘함평 나비축제’를 기획해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시켜 문화기획가로 명성을 떨쳤다. 소설 ‘토지’의 무대인 하동 ‘태백산맥’의 무대인 벌교, ‘난중일기’의 무대인 여수를 도는 남도문학기행열차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또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을 스토리텔링해 ‘관동별곡 8백리 길’을 만들어 강원도 고성군과 함께 ‘관동별곡 걷기축제’를 성공시키는 등 축제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 그의 성공 뒤엔 가슴 아픈 ‘과거’를 극복한 열정이 있었다.
- 성장기 시절 가정환경이 어려웠다고 들었다. 어떻게 극복했나.
“집안이 가난해 중학교를 중퇴했다. 아버지의 돌연사로 졸지에 소년가장이 돼 어린 동생들과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를 부양해야만 했다. 공사장 인부, 룸살롱 야간 운전수, 복덕방 직원, 지하철 행상, 포장마차 등 안 해본 게 없다. 고학으로 고교 졸업장을 땄고, 문학을 하고 싶어 방송통신대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공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가난했던 여성과의 결혼과 이별도 경험했다. 그 후 지하실 단칸방을 전전하며 두 아들을 키웠다. 삶의 불운과 불행이 내 발목을 붙잡았지만 집념과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 요즘 새로운 문화운동을 기획한다고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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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난에, 경제난에 좌절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속에서도 우리 선배들은 산업화의 기틀을 다졌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많은 역경 속에서도 무역입국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뛰어난 IT실력과 한류문화로 무장한 우리 젊은 세대들은 뜨거운 열정과 무한한 상상력으로 모든 난관을 이겨낼 것으로 확신한다. 열정이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우리 함께 열정의 불을 밝히자.”
그의 삶은 지칠 줄 모르는 기관차다. 이런 열정은 지구촌에도 많은 파장을 일으켰다. (사)세계걷기운동본부를 설립해 2007년 직립보행을 의미하는 11월11일을 ‘세계걷기의 날’로 제정 선포했다. 그 결과 2010년 정부로부터 ‘보행자의 날’을 제정하게끔 했다. 또 2009년엔 반기문 총장과 논의해 걷기와 자전거 타기 도시 대표 모임인 ‘세계 와이크시티 연맹’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다음에 또 무슨 ‘폭탄’이 터질지 궁금하다. 그는 열정이 있는 한 ‘행복한 사고’를 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