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문화 은은히 빛나는 사막속 진주, 관광 허브로 우뚝
카타르항공의 기내유리창으로 본 도하의 신도시. 카타르는 풍부한 천연가스와 석유로 벌어들인 오일달러로 사막을 ‘그린데저트’로 변모시키고 있다. 도하=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그것은 중동지역 국가 대부분의 당면과제. 그중에서도 페르시아 만에 있는 두바이의 노력이 가장 인상적이다. 지도자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65)의 전략은 두바이를 뉴욕 런던 같은 항공교통과 비즈니스허브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 첫 단계가 토지 무상 제공(후엔 유상으로 바꾸었지만), 소득세 법인세 등 세금철폐 혹은 경감, 그리고 외환송금 100%자유화였다. 이게 ‘대박’을 쳐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비즈니스허브란 세상 어느 곳에서든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접근성이 핵심. 알막툼은 두바이가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등 세 대륙을 연결하는 최적의 위치에 있음을 간파했다. 그래서 공항과 항공사 확장에 나섰다. 두바이로 직행하는 하늘길부터 낸 것. 그 결과 1980년대 초 호텔이 단 한 개뿐이던 한적한 사막의 항구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최첨단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환골탈태에 걸린 시간은 불과 20년.
그 원동력이 자원(석유와 천연가스)임은 물론이다.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인 천연가스가 핵심이다. 그런 카타르도 두바이의 고민을 벗어날 순 없다. 엄청난 규모의 오일머니를 국가의 백년기틀을 다지는 개발전략에 쏟아붓고 있다. 역시 중심은 수도 도하이며 세계적인 관광허브로 변모 중이다. 고민도 비슷하지만 개발전략 역시 두바이와 닮았다. 국제공항과 카타르항공을 키우는데 공을 들였다. 두바이의 에미레이트항공은 항공기 두 대로 개업(1985년)했지만 지금은 211대에 취항도시가 135곳이나 된다. 카타르항공도 개업(1997년) 당시 비행기가 4대뿐이었는데 지금은 131대가 135개 도시를 오가고 있다. 두 도시의 공항도 그런 성장스토리에 걸맞게 대규모에 최첨단이다. 카타르는 해안매립지에 지은 하마드 신(新)공항을 올상반기에 개장한다. 건설비용만 인천공항의 약 3배(15조 원)로 호텔급 공항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 공항이다.
[1]해질녘 도하시내에 펼쳐진 미나렛(회교사원의 첨탑)의 실루엣 풍광. [2]50년전만 해도 진주조개잡이를 하며 살던 도하를 상징하는 기념물. 그 뒤로 도하의 첨단도시가 보인다. [3]올 3월 개장예정인 도하의 하마드 신 공항 대합실. 키 7m에 15t 무게의 자이언트 테디베어로 인해 마치 미술관처럼 보인다.
카타르는 교육투자에도 열성을 다하고 있다. ‘카타르파운데이션’이 도하에 세운 ‘에듀케이션 시티’(14km²의 첨단교육단지)가 교육의 허브다. 여기엔 미국의 노스웨스턴, 웨일코넬(의학), 조지타운, 텍사스A&M 등 유수 대학이 둥지를 틀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은 파운데이션이 제공한 풍부한 장학금과 좋은 조건의 대출금으로 공부한다.
카타르 개발전략의 기본 축은 뭐니 뭐니 해도 관광산업. 도하를 ‘세계 최고의 쇼핑타운’으로 만드는 게 핵심플랜인데 럭셔리 상점가와 고급 아파트가 즐비한 ‘펄 카타르’(인공 섬)에 가보면 성공을 예감한다. 그 배후엔 지구촌 하늘길의 요충지에 위치한 하마드 신국제공항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물결치는 모습의 천장은 물론이고 사방의 벽이 온통 유리블록인 멋진 터미널이 인상적이다. 대합실 등 휴게 공간 곳곳엔 다양한 예술작품까지 설치해 아늑하고 고급스럽다. 압권은 카타르왕족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화 650만 달러(약 65억 원)에 사들인 자이언트 테디 베어(높이 7m, 무게 17t). 공항답지 않은 공항의 이미지가 하마드 신공항의 매력이다.
▼ 해질녘 문여는 시장 카페서 이슬람 낭만에 젖어… ▼
카타르에 가면 이곳은 꼭!
도하시내 와키프 숙(시장)의 중앙통로. 해가 지고 나면 이렇듯 낭만적인 야외카페거리로 변한다.
아랍의 향취, 올드 숙(souq)
아랍에선 시장을 ‘숙(Souq)’이라 부른다. 숙은 해질 녘에야 개장한다. 오후 6시 반에 열어 열 시경 닫는 데 그 내부는 미로다. 널찍한 중앙통에서 골목이 가지를 치고 그게 다시 가지를 쳐 더 좁은 골목으로 이어진다. 그러다보니 그 숙에 상점이 몇 개나 있는지 상인들도 잘 모른다. 물론 이방인은 길을 잃기 십상이고…. 도하 시내에선 올드 숙이라고 불리는 ‘와키프 숙’이 가장 유명하다. 우리의 동대문, 남대문시장 격이다.
어둠이 내린 숙의 중앙통. 그렇게 낭만적일 수가 없다. 거리는 온통 야외테이블에서 먹고 마시는 이들로 붐비는 카페 형태 찻집과 식당으로 시끌벅적하다. 이국적인 사막의 밤을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골목이 전통 그 자체여서 더욱 흥미롭다. 골목은 예상외로 깔끔했고 질서정연했다.
오일머니의 위력-펄 카타르
‘펄 카타르(Pearl Qatar)’는 두바이의 ‘팜 아일랜드’와 비슷한 인공 섬(400ha). 초승달 모습의 해안도시 도하를 에워싼 도하 만 북단에 만들었다. 이미 거주지(아파트)와 쇼핑센터, 마리나(요트정박장)가 들어섰는데 상점과 아파트는 인공 섬 내 두 개의 원형라군(석호)을 둘러싼 형국이다. 그 동그라미는 ‘펄’(진주)을 상징한다. 진주는 근대화 이전 카타르의 주산업. 토착민의 주요한 생계수단이었다. 하지만 1940년대 일본 미키모토 사가 인공양식에 성공하면서 몰락했다.
스톱오버 도하의 매력-환승여행
카타르항공의 모든 노선은 도하를 거친다. 인천에서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갈 때 반드시 도하에서 갈아타는데, 스톱오버 관광은 그때 즐기는 틈새 프로그램이다. 카타르항공은 별도여행사를 통해 관광 상품을 제공한다. 코르니슈 산책부터 베두인족 텐트에서 숙박하는 사파리까지 다양하다. 숙소는 오릭스 로타나(5성급) 호텔.
①인랜드 시(Inland Sea) 사파리(오후 2시 반∼9시)=밀물이면 사막 한가운데에 만들어지는 바다의 주변사구(砂丘)를 사륜구동차량으로 질주한다. 베두인 전통캠프에서 바비큐 디너포함해 110달러 ②아라비안나이트 사파리(오후 2시 반∼다음 날 오전 9시)=인랜드 사파리에 밤별 관찰과 해맞이까지 포함한 숙박여행. 150달러 ③듄 디스커버리 투어(오후 2시∼오후 6시 반)=사구 드라이브투어. 70달러 ④카타르 어트랙션 투어(오전 9시∼오후 6시, 일∼목요일)=올드 숙과 신도시, 펄 카타르, 사막까지 두루 섭렵(점심 포함). 90달러 ⑤도하 시티투어(오전 9시∼낮 12시 반, 일∼목요일)=이슬람예술박물관 올드마켓 등 버스투어. 30달러 ⑥크루즈 디너(오후 8시 반∼11시 반)=62달러 ⑦굿이브닝 도하(오후 7시 반∼11시 반)=저녁시간 시티투어. 50달러.
■Travel Info
◇카타르항공 ▽스케줄:인천∼도하 매일 운항. 인천 출발 0시 45분(10시간 반 소요), 도하출발 오전 1시 50분(8시간 반 소요) ▽수하물:일반석 30kg ▽비즈니스이상 클래스:스파 시설까지 갖춘 별도 프리미엄라운지 이용 ▽홈페이지:www.qatarairways.com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