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한이. 스포츠동아DB
성적 비해 돈복·상복 없어 아쉬움
좀 더 독하게 야구 해야겠다 다짐
“‘착한이’도 좋지만, 이제 ‘독한이’가 돼야겠다.”
삼성 박한이(35)는 지난해 말 ‘착한이’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프리에이전트(FA)로 4년간 총액 28억원(계약금 10억원·연봉 4억5000만원)에 계약하며 삼성에 잔류했는데, 이후 계약하는 다른 FA 선수들의 몸값은 입이 벌어질 만큼 폭등했다. 그동안의 활약상과 팀 공헌도를 비교하면 박한이의 계약 내용이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박한이는 “정들었던 삼성 유니폼을 계속 입게 돼 기쁘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팬들은 그를 ‘착한이’로 부르기 시작했다.
사실 박한이는 그동안 돈복과 상복에 있어서 ‘박한이’였다. 2001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펼쳤지만, 2차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프로에서 처음으로 큰 상을 받게 됐다. 박한이는 “MVP가 좋긴 좋더라. 겨울에 사람들이 한국시리즈 MVP 얘기를 하면서 많이 알아봐주더라”고 흐뭇해했다.
그러나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 실패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는 “부상으로 경기수가 부족해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허무하더라. 더 이상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들러리로 살아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좀더 독하게 야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박한이는 3일 괌으로 개인훈련을 떠난다. 삼성 선수단은 15일 괌 스프링캠프로 출발하지만, 먼저 몸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이제 ‘착한이’보다 ‘독한이’로 거듭나겠다는 박한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