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러시앤캐시 선전 이끄는 경기대 동기 송명근-이민규-송희채
“한 팀에서 뛸 수 있어 든든하다.” 러시앤캐시의 ‘경기대 3총사’는 이구동성이었다. 올 시즌 신인왕이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민규와 송희채는 “기록이 뛰어난 명근이가 상을 받고 우리는 연봉이 오르면 좋겠다. 물론 신인왕 상금은 화끈하게 풀어야 한다”며 웃었다. 앞에서부터 세터 이민규, 레프트 송명근, 레프트 송희채.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김세진 감독
송명근은 1일 현재 득점 7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로는 한국전력 전광인에 이어 2위다. 공격 성공률은 58.7%로 지난해 1위 삼성화재 레오(56.6%)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는 겸손했다.
차세대 국가대표 세터로 주목받고 있는 이민규는 세트(토스) 부문에서 세트 평균 12.31개로 삼성화재 유광우(12.36개)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프로 팀에 오니 새롭고 즐겁다. 감독님, 코치님, 멤버들도 모두 좋다(웃음). 대학 동기들과 같이 뛴다는 것은 대단한 복이다. 명근이와는 고교(송림고) 때부터 함께해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송희채는 터프한 라이트 공격수 같은 외모지만 꼼꼼한 수비형 레프트다. 대한항공 곽승석, 한국전력 서재덕에 이어 리시브 3위에 올라 있다.
“얘들과 배구를 하면서 항상 봐 온 그림이 있다. 내가 리시브를 하면 민규가 멋지게 띄우고 명근이가 강력한 스파이크를 때리는 것이다. 그게 성공할 때 기분은 정말 짜릿하다.”
이민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명근이는 정직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요령이 없다. 희채는 배구 센스가 뛰어나지만 그걸 믿고 가끔 요령을 피운다.”
송명근은 ‘정직하게’ 친구들의 장단점을 꼽았다. “민규는 속공 토스와 백토스를 잘한다. 키(190cm)가 커서 블로킹도 좋다. 하지만 앞으로 띄우는 토스가 불안하다. 희채는 기본기가 좋지만 때때로 감정 컨트롤을 못한다.”
송희채도 생각이 같았다. “이민규는 빠르고 높지만 앞 토스가 불안하고 송명근의 장점이자 단점은 정직하다”고 했다. 정직한 게 왜 단점인지 묻자 김 감독이 “말이 좋아 정직이지 너무 단순하다”고 정리를 해줬다. “맞아! 맞아!” 이민규와 송희채가 웃으며 손뼉을 쳤다.
‘경기대 3총사’는 남은 경기에서 최소 5승은 더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감독은 2승을 더하는 게 목표라며 몸을 낮췄다. 다음 시즌에 대해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민규), “올해보다 나은 팀”(송명근),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팀”(송희채)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함께 있기에 그들은 두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인터뷰를 마친 셋은 서둘러 코트로 나섰다. 쌀쌀한 바깥 날씨가 무색하게 새해를 하루 앞둔 체육관은 패기와 열정으로 달아올랐다.
용인=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