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촉법 상정 못한다” 끝까지 버텨… 野 중진들 나서 간신히 파국 막아
민동용·정치부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여야 지도부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안에 반대했다. 외촉법은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재벌 특혜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그는 “이 법만큼은 내 손으로 상정할 수 없다”며 심야까지 버텼다.
외촉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와 연계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과 예산안의 연내 처리도 내다볼 수 없었다. 국정원 개혁안에 여야가 전격 합의해 예산안의 법정 의결 기한(12월 2일)을 지키진 못했지만 연내 처리는 가능하리라던 기대는 차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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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도 박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 막혀 좀처럼 외촉법 해법을 찾지 못했다. 예산안 연내 처리는커녕 국정원 개혁안, 고소득자 증세 등 민주당이 바랐던 성과마저 박 의원의 ‘소신’ 탓에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민주당 중진들이었다.
정세균 전 대표, 김진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4선의 이종걸, 김영환 의원까지 나서 외촉법이 통과돼야 하는 이유를 설득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전 원내대표는 “외촉법이 예외적이긴 하지만 이 예외가 또 다른 나쁜 예외를 연쇄적으로 불러온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법적, 경제적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이 의원은 “외촉법을 시행한 뒤 우리가 우려했던 문제가 발생하면 명분은 민주당이 얻게 되고, 그때는 새로운 규제나 개정안을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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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의 생각은 요지부동이었지만 중진들의 합리적 설득에 많은 의원들이 수긍했다. 김한길 대표가 나서 “저에게 일임해 달라”고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한 초선 의원은 “소신도 좋지만, 중진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박 의원이 잘 곱씹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동용·정치부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