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로 세상을 더듬은지 7년… 시린가슴 시원하게 닦습니다
김석인 씨
얼어붙은 땅거죽을 체온으로 녹이며
돌아보면, 제가 걸어온 길은 바람의 길이었습니다. 무수히 흔들리면서도 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무의식중에 바람의 보법을 권법처럼 익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어지러운 지각의 얼룩을 핥는 바람의 혓바닥으로, 오늘은 두근거리는 시린 가슴을 시원하게 닦습니다.
저의 바람을 따뜻하게 읽어주신 심사위원님께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신문사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시조로 세상을 더듬은 지 7년이 되었습니다. 정완영 선생님을 김천에서 직접 만나면서 시작된 인연입니다. 시조의 눈을 뜨게 해서 걸음마를 익히게 해주신 분이 정완영 선생님이라면, 제 시조에 부리와 발톱을 돋게 하고 날개를 달아주신 분은 이교상 선생님입니다. 두 분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공부해온 곽길선 선생님, 김성현 선생님, 유선철 선생님, 이병철 선생님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흔쾌히 내어주신 고운 선생님 감사합니다. 더불어 그동안 제 졸작의 첫 번째 독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은 유곡 선생님과 청곡 선생님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1960년 경남 합천 출생 △경북대 철학과 졸업 △이조년전국시조백일장·중앙시조백일장 장원
● 심사평
현대인의 고독 억새에 버무려… 쓸쓸함의 상투성 벗어난 절창
홍성란 씨(왼쪽)와 이근배 씨
둘째, 셋째 작품군에서 시류에 편승해 습관적인 모방, 표절 의혹이 짙거나 미숙성 때문에 전범으로 삼기에 부족한 응모작은 제외했다. 끝까지 남은 작품은 김석인의 ‘바람의 풍경’ 김범렬의 ‘암사동, 눈뜨는 빗살무늬토기’ 정미경의 ‘손안의 새’ 유수지의 ‘물병자리를 찾는 서쪽 풍경’이었다. 습작의 강도를 짐작하게 하는 이들은 발상과 시어 운용의 참신성, 진정성 면에서 각축을 벌였다. 최소의 언어로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하는 시조의 미학을 살린 ‘바람의 풍경’을 최종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이근배·홍성란 시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