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방불케한 12시간
‘민노총 진입작전’은 22일 오전 9시경부터 시작됐다. 경찰은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건물 주변에 40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건물 주변 정동길에 외부인과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오전 9시 40분 경찰은 진입을 시도하기 전 건물 입구를 막아선 조합원들에게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노조 사무실로 가는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현관 유리문과 자동문을 모두 걸어 잠근 채 경찰의 진입을 막았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이상규 의원 등 5명의 의원도 노조원들과 함께 입구를 막고 경찰과 대치하다가 경찰에 의해 노조원들로부터 격리됐다.
경찰은 오전 11시 10분경 1층 현관 유리문과 자동문을 깨면서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유리문이 깨지고 경찰 체포조 60여 명과 여경 20여 명이 투입되자 노조원들은 서로 팔을 엮어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며 막아섰다.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일부는 경찰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했다. 최루액을 뿌리며 진입을 시도한 경찰은 1시간여 동안의 실랑이 끝에 로비를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70여 명이 연행됐고 일부는 엘리베이터와 비상구를 통해 건물 위쪽으로 도망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이 건물 양쪽 2개의 비상구를 통해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자 노조원들은 소화기를 터뜨리고 소화전을 이용해 물을 뿌리는 등 저항을 이어갔다. 양쪽 비상구 계단에는 노조원이 뿌린 물이 흥건했고 계단 사이로 쉬지 않고 물이 쏟아져 내렸다. 비상구 계단에는 노조원이 준비해 온 각종 음식물과 핫팩들이 여기저기 뒹굴었다. 노조원들은 대걸레 등 집기를 집어던지는 등 강하게 반발하며 경찰의 건물 진입을 저지하려 애썼다.
경찰은 138명의 철도노조 노조원과 민노총 노조원을 강제 연행했으며 서울 12개 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이들은 묵비권을 행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일 dong@donga.com·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