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년 1월 3일까지 임시국회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34개 법안을 벼락치기로 통과시킨 여야가 11일 곧바로 임시국회를 열었다. 내년 1월 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기 동안 새누리당은 경제 살리기에, 민주당은 경제민주화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어서 법안 처리 과정에서 또 한 번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일단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과 관광진흥법 개정안 처리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여상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외국기업과 합작기업(증손회사)을 설립할 때 손자회사의 최소지분을 현행 100%에서 50%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유흥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을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새누리당은 이 법안들이 통과되면 기업과 외국자본의 투자가 확대되고 고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이 통과되면 2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공장이 착공돼 1만4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손자회사의 지분을 낮추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조장하고 특정 재벌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관광진흥법에 대해서도 “재벌기업을 위한 특혜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복궁과 인사동이 인접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특급호텔을 지으려는 대한항공에 지나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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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부동산 쟁점 법안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제도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어 폐지 시점을 다소 늦출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지원법이나 뉴타운 매몰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문제를 두고도 세부사항에서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려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여야가 연말까지 법안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다 몇 개의 핵심 법안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다시 한 번 벼락치기 법안 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