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약점과 싸워서 이긴 이 시대의 다윗 9명 이야기
책에서 골리앗은 자신의 약점이나 극복하기 어려운 역경을 뜻한다. 역발상 같은 전혀 다른 접근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룬 9명의 ‘미국판 다윗’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명을 사용한 일반인도 있고 유명 인사들도 대부분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 얘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을 가로막는 약점을 거꾸로 자신의 강점으로 활용하는 ‘바람직한 역경(desirable difficulty)’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미국 법률회사인 ‘보이스, 실러 앤드 프렉스너’의 회장인 데이비드 보이스(72)는 난독증 환자다. 하지만 그는 굵직굵직한 소송을 주도하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변호사의 반열에 올랐다. 보이스 회장은 “글을 잘 읽거나 쓰지 못하기 때문에 생각을 글로 적지 않고 머리로 정리해 즉석에서 말하는 훈련을 해 왔다”고 털어놨다. 제대로 발음할 수 있는 단어가 많지 않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단어로 변론을 펴다 보니 논지가 훨씬 잘 전달되었다고 덧붙였다.
저자가 소개한 이반 토프트 보스턴대 교수(국제관계학)의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토프트 교수는 지난 200년간의 전투 가운데 병력 규모 등으로 도저히 승산이 없는 전투의 승자가 누구였는지를 분석했다. 골리앗이 다윗을 100% 이길 것으로 보이지만 약자가 승리한 경우가 28.5%나 됐다. 비결은 정규전에서 벗어나 예측할 수 없는 게릴라 전략을 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인 성공 스토리를 담은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답게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케이스와 드라마 같은 글의 전개, 그리고 위트 있는 비유에 독자들은 흠뻑 빠져들게 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