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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전통음악-악기 알고 보니 재미 만점

입력 | 2013-11-30 03:00:00

◇흥과 멋을 돋우는 신명 나는 우리 악기
이영민 글·민재회 그림/120쪽·8800원/주니어RHK




바이올린과 첼로, 호른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도 해금, 아쟁, 퉁소에서는 고개가 갸웃한다. 레퀴엠보다 제례악이 낯설고, 산조는 지금껏 제대로 접해 본 적이 없다. 서양 음악보다 우리 음악을 들을 기회가 더 드물고, 그래서 더 멀게 느껴진다. 우리 음악과 친해지기 위한 첫걸음으로 우리 악기에 관심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두 소년과 이들의 재능을 알아본 악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해금으로 방귀소리부터 모기소리, 문소리, 바람소리까지 만들어 내는 깡돌이, 처음 들은 풍물가락을 금세 따라하는 음악 신동 악동이가 주인공이다. 조선시대 음악기관인 장악원의 전악(典樂·음악감독 역할) 이흥이 철부지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깡돌이가 장터에서 연주하는 해금은 소박한 모양새와 달리 다양하고 화려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다. 소리를 흉내 내 ‘깽깽이’라 불리기도 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쇠, 돌, 실, 대나무, 박, 흙, 가죽, 나무 등 여덟 가지 재료로 제작됐다. 국악기를 만드는 이 주요 재료를 ‘팔음(八音)’이라 부르고, 이에 따라 8종으로 악기를 분류한다. 해금은 팔음을 모두 써서 만든 유일한 국악기다.

이흥과 깡돌이는 흥겨운 풍물놀이 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그곳에서 악공을 꿈꾸는 악동이를 만난다. 이흥 덕분에 장악원 악공 후보생이 된 두 소년은 번번이 사고를 친다. 절구처럼 생긴 축(\·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악기)으로 떡을 해 먹고, 호랑이 모양의 어(어·음악의 끝을 알리는 악기)를 타고 놀다 혼쭐이 난다.

소년들은 문묘에서 제사를 드릴 때 울리는 문묘제례악, 임금의 행차 때 연주하는 대취타, 선비들의 사랑방에서 즐기던 풍류음악, 부처님께 드리는 불교음악을 차례로 경험한다. 정식 악공이 되기까지 두 소년의 좌충우돌 장악원 생활을 따라가다 보면 개성 있는 악기와 다양한 우리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