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부딪히고 전깃줄에 걸리고 자동차에 받히고…제주 구조센터 방문記
다리골절과 탈진 등으로 사경을 헤매던 멸종위기종 혹고니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된 뒤 치료와 재활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가길 기다리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동물구조 119’로 활약하고 있는 구조센터에는 제주공항에서 산탄총에 맞은 채 발견된 말똥가리가 치료를 받고 있으며 며칠 전 서귀포에서 구조된 솔부엉이는 날개를 붕대로 감싼 채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조류계류장의 독수리, 수리부엉이는 날개가 부러진 뒤 치료를 받았지만 다시 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 야생동물 수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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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야생동물은 어미를 잃은 경우가 24.7%로 가장 많았고 전선 또는 건물 충돌 13.1%, 전선이나 울타리에 얽히는 경우 6.8%, 차량 충돌 6.8%, 기름 노출 4.0% 등 인공 시설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 기아 및 탈진은 8.4%로 나타나는 등 서식지 변화 등으로 먹이를 찾지 못하기도 했다. 구조 동물들을 치료하고 있지만 부상 상태가 심각한 사례가 많아 33%만이 자연으로 돌아갔고 64%가량은 안락사되거나 폐사됐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김완병 연구원은 “야생동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발 과정에서 건축물의 높이, 생태통로 등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 필요
포유류의 재활훈련장은 238m²로 비좁아 바닥 오염과 위생 관리에 취약하고 천연기념물 또는 멸종위기종인 독수리, 매 등 맹금류가 머물 때는 다른 새를 함께 넣을 수 없는 형편이다. 맹금류 전용 재활훈련장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재활훈련장이 도로변에 있어 야간 차량과 불빛 등으로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방음, 방풍을 위한 시설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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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