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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급진전… 美, 케리 국무 제네바 급파

입력 | 2013-11-09 03:00:00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중단하면… 자산동결 등 약한 제재부터 풀듯
타결땐 북핵협상에도 큰 영향




이란 핵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참여하는 ‘P5+1’은 이란과 핵 협상을 벌여왔다.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면 북핵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NN 등 외신들은 8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 핵협상에 대한 막판 조율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를 찾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리 장관의 참석은 협상 마무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8일 중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10년 만에 처음으로 중단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란 측 협상단 고위 관계자인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차관도 7일 이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협상 상대국들이 이란이 제시한 협의 내용을 명쾌하게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가 끝나는 8일 양해각서를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P5+1’은 그동안 이란이 포르도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중단 등 핵 개발 포기를 위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받아들이면 대(對)이란 제재를 완화하겠다며 협상을 벌여왔다. P5+1 측은 일단 6개월간 해외자산 동결 같은 일부 제재를 완화하고 이란의 핵개발 중단 상황을 지켜본 뒤 재협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의 핵심 뼈대는 유지하면서, 그리 대단하지 않은(very modest)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석유 수출 금지’ 같은 핵심 제재는 유지하면서 해외 금융자산 동결이나 금·석유화학제품 거래와 같은 부차적인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이란과의 핵협상은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과 이란의 자국 내 반대여론에 부딪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협상에 대해 “이란의 핵개발 능력을 키우는 역할만 할 것”이라며 “서방국가의 ‘역대 최악의 실수’가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만일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면 완화했던 제재를 다시 복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란 핵협상의 진전은 북핵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12월 이후 5년 동안 열리지 않은 6자회담을 비롯한 북핵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 양자회담 개최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이란의 방식을 참고해 미국과 관계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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