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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탈퇴, 하고 싶어도 못하는 노조들

입력 | 2013-11-01 03:00:00

상급단체 규약 ‘지회 결의 불인정’… 상신브레이크 등 소송서 잇단 패소
노동계 “노조 자주권 침해 우려”




일부 사업장 노동조합들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했으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산별노조가 제동을 걸어 힘겨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회(단위 사업장 노조) 자체 결정만으로는 상급단체를 탈퇴할 수 없도록 한 규약이 가장 큰 이유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노조의 자주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현재 최소 4곳 이상의 사업장 노조가 상급단체 탈퇴 문제를 놓고 소송을 치르고 있거나 갈등에 휘말려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대구의 상신브레이크는 2010년까지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지회였다. 지회는 2010년 11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산별노조에서 기업별 노조 전환을 결의했다. “금속노조를 탈퇴한다”는 것. 그러자 금속노조는 “탈퇴 결의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독자적 교섭력이 없는 지회의 결의만으로 상급단체 탈퇴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올해 6월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앞서 경북 경주의 자동차부품업체 발레오 전장(電裝)시스템코리아 노조도 2010년 6월 금속노조 탈퇴를 결정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이듬해 법원은 금속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9월 열린 2심 판결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지하철 노조는 2011년 4월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했으나 의결 정족수를 놓고 절차상 하자 논란이 일면서 1, 2심 재판에서 모두 무효 판결이 내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내 2개 노조의 통합을 둘러싸고도 갈등이 예상된다. 건보공단의 민주노총 소속 전국사회보험지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노조는 10월 초 통합을 결정했다. 두 노조는 내년 10월 통합하고 상급단체를 탈퇴한 뒤 조합원 투표를 거쳐 다시 상급단체 가입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측 사회보험지부 내에서는 상급단체 탈퇴 효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조합원의 절대 다수가 결정한 내용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이는 노조의 자주권을 침해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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