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나 마라넨 ‘노르딕 코이뷰’ 부사장
국내 음료 시장 진출을 기념해 최근 내한한 핀란드 자작나무 수액 제조 업체 ‘노르딕 코이뷰’의 수산나 마라넨 사주(社主) 겸 부사장.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맑은 물과 울창한 숲으로 유명한 핀란드에선 자작나무 수액이 음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노르딕 코이뷰’. 이 회사는 2001년 첫 제품을 내놓은 지 12년이 지난 지금 유럽과 아시아의 30개 나라에 수액 음료를 수출하고 있다. 노르딕 코이뷰는 최근 일본과 대만에 이은 아시아 세 번째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에서의 사업 파트너는 하이트진로음료(유통 및 마케팅 담당)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했다”는 수산나 마라넨 노르딕 코이뷰 사주(社主) 겸 부사장(47)을 최근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핀란드 대사관에서 만났다.
그러던 어느 날 농장 안에 있는 자작나무 숲을 보게 됐다. 그 순간 어릴 적 할아버지와 함께 숲에서 먹던 수액이 떠올랐다. 마라넨 부사장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잊을 수 없었다”며 “그 맛을 그대로 담은 수액 음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수액 음료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액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유통기한이었다. 나무에서 뽑아 낸 수액은 바로 먹어야 한다. 수액을 뽑는 시기도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20일 정도에 불과하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수액을 보존하는 저장 기술이 절실했다. 마라넨 부사장은 전 남편과 함께 핀란드 안의 나무와 수액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5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2001년 개봉하지 않은 수액은 2년 반까지, 개봉 후에는 3∼4일까지 두고 마실 수 있는 포장 자동화 공정을 개발했다. 기술의 핵심을 묻자 “나무에서 뽑은 수액을 탱크에 바로 저장해 병에 넣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법은 영업 비밀”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르딕 코이뷰는 핀란드 수액 음료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는 ‘화장품 수액’도 수출하고 있다. 판매가 늘어 최근에는 수액 채취용 자작나무 숲의 규모를 20만 m²까지 늘렸다.
현재 그는 전 남편과 회사를 함께 이끌고 있다. 사장인 전 남편은 병 제조 기술 개발, 자신은 제품 마케팅과 영업을 각각 맡았다. “현재 다른 약혼남이 생겼다”며 기자에게 커플링을 들어 보인 그는 “이혼을 했지만 전 남편은 여전히 좋은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라며 웃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