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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헛소문’ 고3 여학생, 수능 코앞에 두고 투신

입력 | 2013-10-30 03:00:00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고3 여고생이 “임신했다”는 헛소문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9일 오전 4시경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고3인 A 양(17)이 숨져 있는 것을 A 양의 어머니(54)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17층인 A 양 방 창문은 열려 있었고 A4용지 1장짜리 유서가 방안에서 발견됐다.

유서에는 A 양이 임신했다고 헛소문을 낸 다른 학교 남학생들을 원망하는 내용과 함께 “살기 힘들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A 양은 최근 가깝게 지내던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임신했다’고 소문을 내고 자꾸 수군거리는 것 같아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 양은 3년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수면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양이 유서에서 밝힌 남자친구들이 왜 임신을 했다는 헛소문을 냈는지, 서로 어떤 관계인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교육청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학교 성적이 중상위권인 A 양은 수능을 앞두고 28일 오후 10시 반경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처럼 딸의 등교 준비를 하려고 다음 날 오전 3시경 일어난 A 양의 어머니는 딸의 방에 들어갔다가 딸이 없자 주변을 살피던 중 화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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