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권을 부실 판매했다는 이유로 130억 달러(약 13조8060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미 법무부와 합의했다. 단일 기업이 내는 벌금으로는 사상 최대 액수다. JP모건체이스는 주택담보부증권(MBS)을 주택 거품이 잔뜩 낀 2005, 2006년 판매하면서 모기지 대출자들의 상환능력을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상품은 높은 가격에 국책 주택금융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사들였다. 주택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상품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 정부는 부실 판매한 금융상품이 330억 달러어치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JP모건체이스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감독하는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에 40억 달러를 과징금으로, 사법당국에 50억 달러를 벌금으로 내게 된다. 나머지 40억 달러는 피해 고객들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다. 2010년 멕시코 만에서 석유시추를 하다가 엄청난 원유 유출 사고를 낸 영국의 다국적 회사 BP는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피해 주민들에게 45억 달러를 배상했다. 이 사건과 비교해도 JP모건체이스의 벌금액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미 법무부와 49개 주 검찰은 JP모건체이스와 씨티은행 등 5개 대형은행에 MBS 부실 판매 책임을 물어 250억 달러의 과징금을 매겼다. 3월에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모기지증권 부실 판매에 대해 과징금 116억 달러를 부과했다. 미국 정부는 부실 상품을 판 금융회사의 책임을 추적해 천문학적인 벌금을 매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