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판매 절반 줄어 빚더미 앉을판” 제주-부산서 상경해 소비자에 호소 이마트 “최고 50% 싸게” 산지 어가돕기 청정연어 수요 증가 틈탄 노르웨이社… 인천에 가공공장 열어 한국시장 공략
9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이마트 은평점. 냉동 갈치를 든 어민 고춘녀 씨(54)는 이날 5시간 동안 할인점을 찾은 고객들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상당수 손님들은 수산물 매장을 빠르게 스쳐가 버렸다. “국내산이어서 안전하다”고 소개해도 나이 많은 고객 몇 명만 관심을 보일 뿐이었다. 제주 서귀포에서 남편과 함께 갈치를 잡는 고 씨는 한글날인 이날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우려로 매출이 뚝 떨어진 갈치를 직접 팔기 위해서다. 그가 판촉행사를 직접 벌인 건 이번이 처음. 고 씨는 “갈치 판매가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동료 어민들이 모두 빚더미에 앉게 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 씨는 “앞으로도 서울에서 판촉행사가 열리면 동료들과 함께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해, 남해산 수산물 매출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이마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고등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6%, 갈치는 9.1% 떨어졌다. 반면 서해산인 꽃게는 26.7% 늘어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노르웨이산 연어 맛보세요” 노르웨이 연어 양식 및 가공 기업인 ‘마린하베스트’는 8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에 생연어 가공공장을 열고 연어 시식행사를 가졌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제공
최근 일본 방사능 오염수 우려로 한국에서 노르웨이산 연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계기로 국내 시장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마린하베스트는 3, 4일 만에 노르웨이에서 포획한 연어를 국내에 들여와 가공해 대형 유통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알프헤거 아스코그 마린하베스트 총괄 최고경영자(CEO)는 “연어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연어공장 설립은 이런 추세를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