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日 마스카와 교수 방한 강연
“‘자연 현상이 왜 발생하는가?’를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왔다. 답을 빨리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과학은 ‘호기심’이다. 의문을 갖고 가장 먼저 답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73·사진) 일본 나고야대 교수는 2일 대전 유성구 교내 KI 빌딩 퓨전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한 가지 주제를 20∼30년씩 연구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근대과학 및 사회’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한 마스카와 교수는 현대 입자물리학의 중심 개념인 ‘대칭성 깨짐’을 연구한 공로로 일본계 미국인 고바야시 난부 요이치로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현재 나고야대 고바야시-마스카와 미립자 및 우주기원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마스카와 교수는 이날 “인류 멸망 시나리오 중 하나가 물리학자들의 실험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고개를 갸웃했다. “그 시나리오대로였다면 지구는 벌써 멸망했어야 한다. 물리학 실험은 계속돼 왔음에도 지구는 이미 46억 년간 존재해 왔다.”
그는 21세기 들어 둘레 27km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로 미립자를 연구하고 논문 한 편을 쓰는 데 1000명의 인원이 동원되는 등 과학이 거대화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일반 대중에게는 과학이 점점 어려워지는 과학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 참석해 KAIST와 교류 협약을 맺은 하마구치 미치나리 나고야대 총장은 “노벨상을 많이 배출하려면 대학의 건물과 공간 배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나고야대는 일본이 받은 노벨상 수상자 8명 가운데 4명을 배출했다. 그는 “넓은 캠퍼스에 낮은 건물들을 배치해 안정감을 줘야 하고 이학과와 농학과를 한 건물에 입주시켜 상반된 학문이 학문 간 융합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외국인 학생의 비율을 높여 교류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