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25년만에 팀 토종좌완 10승… 29년만의 신인왕 배출 겹경사 기대
왼손 사이드암 투수는 야구에서 가장 보기 드물다. 하지만 두산(옛 OB 포함)에는 유독 왼손 사이드암 투수가 많았다. 시작은 1989년 신인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뽑은 이진(47)이었다. 왼손 스리쿼터 형태로 던지던 이진은 데뷔 첫해 7승(4패 2세이브)을 거뒀다. 하지만 이듬해 던지는 팔의 높이가 점점 내려오면서 1승(4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LG를 거쳐 1998년 OB로 건너온 이경원(36)은 평균자책 81.0으로 그해를 마치자 ‘스위치 투수’의 길을 선택했다. 오른손 타자한테는 원래 투구 폼인 오버핸드로 공을 던지고 왼손 타자 상대 때는 팔을 내려 사이드암으로 공을 던졌다. 두산 현역 선수 중에서는 이혜천(34)이 사실상 사이드암에 가까운 팔각도로 공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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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독한 갈증을 해결한 게 바로 유희관(27·사진)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선발 경기에서 10승에 성공하며 1988년 윤석환(52)이 13승(3패 14세이브)을 거둔 이후 25년 만에 10승을 넘긴 두산의 토종 왼손 투수가 됐다. 유희관 역시 특이하다면 특이한 왼손 투수. ‘아리랑 홍보 대사’로 뽑힐 만큼 느린 공으로 승부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풀어야 할 갈증이 아직 하나 남았다. 유희관이 신인상을 타게 되면 1984년 윤석환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신인상을 탄 이 팀 왼손 투수가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