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장이 넘게 팔린 영화 ‘마지막 4중주’ OST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영화는 결성 25주년을 맞은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 ‘푸가’가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을 연주하면서 불화와 오해를 치유해 간다는 내용. 7악장으로 구성돼 모든 악장을 쉼 없이 연주하는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은 베토벤이 청력을 잃은 상태에서 작곡한 말년의 작품이다. 베토벤이 자신의 현악사중주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슈베르트가 연주회장에서 이 곡을 듣고 너무나 흥분해 함께 갔던 친구가 걱정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야론 질버만 감독의 이 미국 영화는 예술영화로는 올해 처음으로 10만 관객을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58일 만에 10만 명을 넘겼고, 23일 현재 10만2420명을 모았다.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필름포럼, 종로구 신문로 씨네큐브 등에서 상영 중이다.
베토벤 현악사중주로만 프로그램을 짠 오스트리아 하겐 콰르텟의 27일 연주회도 매진이 임박했다. LG아트센터 1070석 가운데 1000석 이상이 이미 주인을 찾은 상태다. 누리꾼 ‘sandeulwind’는 “하겐 콰르텟 공연 포스터를 보자마자 그 영화가 생각났다. 베토벤을 주로 연주한다고 하니 영화에서 흐르던 베토벤 음악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이 공연을 기획한 LG아트센터는 “실내악 공연이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 베토벤 현악사중주가 중심이 된 영화 ‘마지막 4중주’의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하겐 콰르텟은 9번 ‘라주모프스키’와 13번 ‘대푸가’를 연주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