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드’ 고수는 결혼 후 첫 작품인 SBS ‘황금의 제국’에서 냉철한 연기를 펼치며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웃는다.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 SBS ‘황금의 제국’ 냉혈한 장태주 역, 고수
산과 술 좋아하고 친구와 잘 어울려
취향 비슷한 손현주 형과 잘 통해
혼돈의 시기에 ‘황금의 제국’ 출연
연기자로서 경험 부족 절실히 느껴
“전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에요.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구수하고 편한 남자죠. 하하하!”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에서 욕망에 가득 찬 남자 장태주 역을 연기한 고수의 이야기다. 고수는 ‘황금의 제국’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사랑하는 여자까지 이용하고 버리는, 한 마디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다.
부리부리한 두 눈에 오뚝한 코, 다부지게 다문 입 등은 실제 고수와 장태주가 똑 닮은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나를 차가운 이미지로 바라보는지 몰랐다”며 큰 눈망울을 반짝인다.
“토크쇼나 예능프로그램 등에 출연하지 않아 보여줄 기회가 없을 뿐이지, 실제 난 그렇지 않다. 산을 좋아한다. 1박 2일 여행하며 비박(야영)하는 것도 즐긴다. 뭐랄까, 소소한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술도 좋다. 친한 친구들과 술을 먹으면 서로 엉기기도 하고 막 말해도 되는 편한 남자다.”
그러면서 “인생은 길고, 시간과 기회는 많아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제대로)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고수에게서 차가운 모습을 발견한기란 ‘황금의 제국’의 대본을 쓴 박경수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박 작가는 장태주 역을 그리면서 머릿속에 고수를 떠올렸다.
방송 초반 ‘황금의 제국’은 고수보다 선배 연기자인 손현주에게 포커스가 맞춰졌다. 지난해 히트작인 ‘추적자’의 박경수 작가와 손현주가 또 한 번 의기투합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손)현주 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섭섭하기는커녕, 형에게 배우고 기대기까지 했다. 그 전에는 친분이 없었는데, 훌륭한 선배이자 형으로서 큰 수확을 얻었다. 산과 술을 좋아하는 건 형과 비슷해서 통하는 점도 많다.”
고수는 ‘황금의 제국’을 만날 당시 자신이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연기자라면 똑같이 하는 고민일 것이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나 방황할 때 이 드라마를 만났다. 그동안 여러 캐릭터나 장르에 도전했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다양한 경험을 해야겠구나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끝날 시간이 되어 되돌아보니 엉켜있던 것들이 풀리는 기분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ag.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