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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이 한줄]고통이 찾아왔을때 유머를 발휘할 수 있는가?

입력 | 2013-09-16 03:00:00


《 “정답이 없다는 걸 알더라도 소크라테스처럼 끝없이 진리를 탐구하라. 최고의 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늘 말하듯이 ‘회색 뇌세포’를 움직여라. 프로이트가 말했듯이 일하고 사랑하라. 우울할 때 말고는 절대 지난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마라.” 》

―행복의 조건(조지 베일런트·프런티어·2010년)

위의 글은 여러 연구 대상자 중 가장 행복한 삶을 산 것으로 분석된 올리버 홈스 판사가 성공적으로 노년에 이르기 위한 비결을 소개한 부분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조지 베일런트는 42년간 814명의 삶을 추적하면서 ‘행복의 조건’을 찾았다. 베일런트 교수 등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팀은 △1920년대 태어나 혜택을 받으며 자란 268명의 하버드대 졸업생 △대도시 중심부의 저소득층 거주 지역 고교 중퇴자 456명 △1910년대에 태어난 아이큐(IQ) 140 이상의 여성 90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연구를 했다.

연구팀이 밝혀낸 행복의 조건은 타고난 부, 명예, 학벌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인생을 살면서 겪는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였다. 승화, 억제, 예견, 이타주의, 유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저자는 방어기제를 아주 기본적인 생물학적 과정에 대응하는 정신세계의 현상이라고 말한다. 크고 작은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의 방어기제는 감정적인 기복을 따라 출렁인다. 저자는 “방어기제를 잘 활용하면 우리는 얼마든지 창의적이고 이타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부정적으로 이용하면 이웃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따뜻한 인간관계도 필수. 특히 47세 즈음까지 형성된 인간관계는 성숙한 방어기제를 제외한 어떤 변수들보다 이후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됐다. 65세까지 충만한 삶을 살았던 연구 대상자의 93%는 어린 시절 형제자매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