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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석기자의 이슈&포커스] ‘골 결정력 어떻게…’ 홍명보의 고민

입력 | 2013-09-12 07:00:00

골 결정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홍명보 감독은 구자철을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문전 마무리를 위해 내년 월드컵 직전까지 깊은 고민을 할 전망이다. 크로아티아전에서 홍 감독이 구자철에게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 전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구자철 최전방 투입 ‘제로톱’의 의미

메시의 바르셀로나 스타일 공격전술 실험
2선에 찬스 내주는 원톱 기대…성과 미미
월드컵까지 공격수 해법찾기는 계속될듯


‘제로 톱(zero-top)’이라는 단어가 일종의 유행처럼 쓰인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구자철을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는 전술적 변화를 꾀하자 역시 ‘제로 톱’이라는 말이 붙었다. 제로 톱의 대표주자는 바르셀로나다. 리오넬 메시가 2선과 최전방을 오가며 프리 롤 역할을 수행하고 상대 수비가 메시에게 신경 쓰는 사이 다른 선수들이 침투해 찬스를 만드는 플레이가 제로 톱의 정석이다.

제로 톱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톱, 즉 최전방공격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전방공격수가 존재하지 않는 축구는 없다. 김학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스트라이커의 빈 자리를 침투해 득점을 노리는 것이지, 아예 스트라이커 자리를 비워놓는 것은 아니다. 제로 톱은 편의상 사용되는 용어일 뿐이다”고 말했다.

현대축구에서 원 톱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골대 가운데를 지키면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는 스타일(유형1)과 좌우로 빠져 동료들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스타일(유형2)이다. 유형1은 체격 좋은 선수가 많다. 이동국과 김신욱이 대표적이다.

반면 작지만 빠르고 공간을 잘 찾아다니는 이근호나 조동건 등이 유형2로 꼽힌다. 유형1의 스트라이커도 문전에서만 어슬렁거리지는 않는다. 이렇게 움직이면 현대축구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다만 움직임의 폭과 플레이 스타일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최전방공격수가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1차 임무는 득점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로 움직여야 한다.

김 위원은 “동료들을 위한다고 스트라이커가 중앙을 버리고 바깥으로 도망가면 곤란하다. 바깥으로 너무 빠져 있다가 안으로 들어오다 보면 스피드 있게 올라오는 크로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국에게도 ‘페널티박스를 너무 벗어나지 마라’는 조언을 몇 차례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석현준이 2010년 초 네덜란드 아약스에 입단했을 때의 일화도 들려줬다. 당시 마틴 욜 감독이 아약스 훈련장을 방문한 김 위원에게 “석현준은 왜 저렇게 사이드로 빠지느냐”고 의아해했다고 한다. 김 위원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자기 자리는 지킬 줄 아는 효율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인터뷰에서 “원 톱의 기본적인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그는 속도감이 떨어지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잘 안 쓴다. 좌우로 활발하게 움직여 2선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주고 찬스를 열어주는 스타일의 공격수를 선호한다. 유형1과 2를 적절히 섞어놓은 공격수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박주영이 바로 그런 선수다”고 했다. 박주영이야말로 홍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전술에 딱 맞는 유형이다. 그런데 지금 박주영을 가동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홍 감독은 대안으로 구자철의 최전방 실험 등을 하고 있다. 김 위원은 “홍 감독의 해법 찾기는 계속될 것이다. 좀 더 믿음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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