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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달구는 열정, 장애는 없다

입력 | 2013-09-10 03:00:00

국내 최초 장애유형 통합 골프대회
지체-지적-시각 장애인 50명 출전




지체 장애인 골프 선수가 전동 휠체어에 탑승한 채 어드레스를 하고 있다. 이 휠체어는 특수 타이어가 장착돼 그린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한국골프장경영자협회 제공

비록 몸은 불편해도 골프를 즐기는 데는 아무 장애가 되지 않았다.

제1회 대한장애인골프협회(KDPGA) 하람 어울림 골프대회가 열린 9일 경기 가평군 프리스틴밸리GC. 이 대회에는 지체장애인 30명, 지적장애인 10명, 시각장애인 10명이 출전해 평소 갈고닦은 골프 실력을 겨뤘다. 조력자 20명과 자원봉사자 20명의 도움으로 이들은 호쾌한 장타를 날리거나 정교한 퍼트 감각을 보였다. 전동 휠체어에 의지한 채 페어웨이에 들어가 한 손으로 스윙을 해도 표정은 밝았다. 한 장애인 골퍼는 “스코어나 비거리보다도 골프 자체가 즐겁다. 재활에도 좋다”고 기뻐했다. 대회 후원사인 뱅골프 이형규 사장은 “골프를 향한 열정에 감동했다. 골프 룰도 벙커에 빠지면 1벌타 후 밖에서 치는 것 등을 빼면 비장애인 골퍼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장애 유형을 통합한 골프 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 대회 명칭인 ‘하람’은 ‘하늘이 내리신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대회 장소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는 얘기에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인 박정호 프리스틴밸리GC 회장이 기존 예약까지 취소해 가며 선뜻 대회를 유치했다. 75타를 친 지체장애 3급 의족 골퍼 김일곤 씨(45)와 78타를 기록한 지체장애 3급 조석만 씨(57)는 내년 일본 세계 장애인 골프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었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장애인 골프에 대한 관심과 선수 육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골퍼만이라도 개별소비세 면제 같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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